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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1승이 100승 같아"..웃음·속도감 끝에 울컥하는 배구영화[이 영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11:05

수정 2024.12.02 11:05

신연식 감독 연출,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 주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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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송강호·박정민 주연의 스포츠영화 ‘1승’은 1등도 아니고 1승에 도전하는 배구단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딱 한번만 이기자”는 카피는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이다.

파직·파면·파산·퇴출·이혼을 두루 경험한 배구선수 출신 감독 우진(송강호)과 에이스 선수의 이적으로 이른바 ‘떨거지’만 남은 배구팀 ‘핑크스톰’이 1승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재벌가의 외로운 이슈 메이커이자 젊은 구단주 정원(박정민)이 루저들의 성장 서사에 꽂혀 해체 직전 ‘핑크스톰’을 인수하고, 우진을 감독으로 영입하면서 1승 도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포츠영화하면 흔히 떠올리는 인간승리가 강조된 휴먼 드라마적 전개보다 코믹 요소가 강화된 배구 경기 중심의 스포츠영화로 완성됐다.



일단 팡팡 터지는 배구공 소리가 스크린을 뚫고 나와 통쾌함을 준다. 또 각 선수가 가진 장단점에 맞게 포지션을 변경하고, 상대 선수의 사소한 습관을 간파해 허를 찌르는 전술을 짜는 등 철저한 전력 분석을 통해 핑크스톰의 실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코미디와 생활연기에 정통한 송강호와 박정민의 찰진 호흡도 재미있다. 올여름 관객의 배꼽을 잡은 ‘파일럿’의 조정석도 특별출연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후반부 카메오로 출연해 반가움을 안긴다. 1990년대 남자 배구 전성기를 이끈 김세진·신진식은 우진이 상대하는 팀의 감독으로 출연한다. 포항시체육회·대구시청·수원시청·양산시청 등 배구단 소속 선수들은 핑크스톰의 상대로 코트에 섰다.

송강호 "1승은 곧 100승.."..박정민 "이긴 적보다 진 적이 더 많아"

러닝타임이 107분으로 2시간이 채 안되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인물의 서사나 관계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생략됐다는 인상을 준다. 스토리가 차곡차곡 쌓여서 절정에 이른다기보다 웃음과 속도감이 울컥함을 주는 감동의 순간을 위해 달려간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한몫했다.

신연식 감독은 지난 2020-2021년 촬영된 이 영화를 뒤늦게 개봉하는 과정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을 묻자 “영상매체를 보는 방식과 소비패턴이 많이 달라졌다”고 짚은 뒤 “유튜브와 쇼츠를 보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호흡이 빨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변화에 주안점을 두고 최근까지 후반작업을 새로 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올해 송강호와 함께 디즈니+의 텐트폴 작품 ‘삼식이 삼촌’에 이어 ‘1승’을 선보이게 됐다. 그런데 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가을 개봉한 영화 ‘거미집’보다 ‘1승’이 먼저다. ‘거미집’은 신감독이 각본을 쓰고 김지운 감독이 연출했다.

송강호는 영화 ‘동주’를 보고 신연식 감독께 주목하게 됐다고 했다. 강하늘, 박정민이 주연하고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동주’는 신감독이 각본을 쓰고 제작했다.

송강호는 “공개는 ‘1승’을 가장 늦게 하게 됐지만, 가장 먼저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생충’ 이후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던 중 ‘1승’에 대해 들었다"며 "그동안 진지하고, 무겁고, 어딘가 짓눌려있는 캐릭터를 해왔는데, 좀 시원시원하고 밝으면서도 경쾌한 마음을 주는 작품이 뭘까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다”고 돌이켰다. 송강호는 배구마니아이기도 하다.

박정민과 장윤주, 송강호는 또 '1승'이 보통의 개인에게 주는 의미에 주목했다.

박정민은 “어릴 적부터 이기고 지는 것에 연연하며 살았다”고 돌이켰다. 그는 “따지고 보면 이긴 순간보다 진 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응원이 되어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핑크스톰 주장으로 출연한 장윤주는 “글로만 봐도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읽고 딱 두 번 울었는데 하나가 ‘동주’고 다른 하나가 ‘1승’이라고 하더라. 그들의 1승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1승이 100승처럼 느껴진다”고 부연했다.

한편 신감독은 '배구 여제' 김연경의 출연과 관련해 "흔쾌히 응해줬다"며 "시즌 중 부담을 줄까봐 마지막에 잠깐 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알고보니 대사도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우리끼리 송강호 선배께 꾸지람을 듣는 장면 등을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는데 시도를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4일 개봉

'1승' 스틸 컷.
'1승' 스틸 컷.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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