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내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할 예정이던 중국 IT 기업 1000개사 직원들이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CES 초청을 받았는데도 미국 당국으로부터 입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은 유례가 없는 것으로 미중 관계가 앞으로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1월7일(현지시간) 개막되는 2025 CES에는 세계에서 약 4000개 업체가 참가등록을 했으며 이중 약 30%가 중국 기업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행사 폐막 열흘뒤 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비자가 거부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후 모든 중국산 수입제품에 관세 10%를 부과하고 미국 제조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겠다고 약속해왔다.
미국 뉴욕의 컨설팅 기업 임팩트(iMpact) 창업자 크리스 페레라는 CES에 초청을 받은 중국 기업 40개가 넘는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비자가 거부됐으며 그 사유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CES 참가 비자 발급 거부는 보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CES 참가 비자는 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CES 행사 관계자는 참가할 예정이던 일부 중국 기업들의 비자 거부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정당한 비즈니스 목적의 비자를 조속하게 승인해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1991년 CES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가해왔으나 2018년 본격화된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 통제로 참가 규모가 감소해왔다. 지난 2018년 전체 참가 기업의 약 3분의 1인 1551개가 중국 기업이었으나 2019년에는 1213개로 줄어든데 이어 2020년에는 1000개가 조금 넘는 중국 업체들이 CES에 참가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IT 기업들을 견제하면서 2022년에는 159개 기업만 참가했다가 지난해에는 493개로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올해 CES에는 4314개 참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1114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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