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리 12% 이하 취급비중 ↑
저신용자 상품은 금리 20% 육박
재정관리 위해 여전히 문턱 높여
저축은행의 대출 문이 차츰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늘어난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연체율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취약차주의 대출 빗장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신용자 상품은 금리 20% 육박
재정관리 위해 여전히 문턱 높여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35개 저축은행 가운데 21개 저축은행의 '금리 12% 이하 취급 비중'이 지난해 12월보다 늘었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평균 15% 수준이다. 저신용자의 경우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하기 때문에 12% 이하의 대출금리는 고신용자 대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의 금리 12% 이하 취급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12% 이하 금리로 대출이 실행된 비중이 0.24%에 그쳤으나 올해 10월에는 14.77%로 확대됐다.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0.17%에서 3.5%로 증가했다. DB저축은행(55.28%p), JT저축은행(25.26%p), KB저축은행 (26.83%p), 스마트저축은행(22.04%p) 등 비중이 20%포인트(p) 이상 늘어난 곳도 여럿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고신용자들까지 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들이 우량고객에 더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주면서 해당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4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한 79개 저축은행 중 36곳(45.6%)은 연체율이 1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4분기엔 연체율이 두 자릿수인 저축은행이 14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6배 늘어난 셈이다.
연체율 지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당국도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준비하는 등 구조조정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재정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지난달 신용점수 700점 이하 개인차주에 나간 신규대출은 73개로,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84.9%로 집계됐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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