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연체율 관리나선 저축銀, 고신용자 대출은 늘었다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18:44

수정 2024.12.02 18:44

10월 금리 12% 이하 취급비중 ↑
저신용자 상품은 금리 20% 육박
재정관리 위해 여전히 문턱 높여
저축은행의 대출 문이 차츰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은 늘어난 반면, 중저신용자 대출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연체율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취약차주의 대출 빗장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35개 저축은행 가운데 21개 저축은행의 '금리 12% 이하 취급 비중'이 지난해 12월보다 늘었다. 저축은행의 신용대출금리는 평균 15% 수준이다. 저신용자의 경우 법정최고금리인 연 20%에 육박하기 때문에 12% 이하의 대출금리는 고신용자 대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의 금리 12% 이하 취급 비율이 모두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12% 이하 금리로 대출이 실행된 비중이 0.24%에 그쳤으나 올해 10월에는 14.77%로 확대됐다.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0.17%에서 3.5%로 증가했다. DB저축은행(55.28%p), JT저축은행(25.26%p), KB저축은행 (26.83%p), 스마트저축은행(22.04%p) 등 비중이 20%포인트(p) 이상 늘어난 곳도 여럿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들이 대출을 재개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고신용자들까지 2금융권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들이 우량고객에 더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주면서 해당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4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한 79개 저축은행 중 36곳(45.6%)은 연체율이 1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4분기엔 연체율이 두 자릿수인 저축은행이 14곳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6배 늘어난 셈이다.


연체율 지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금융당국도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를 준비하는 등 구조조정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재정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지난달 신용점수 700점 이하 개인차주에 나간 신규대출은 73개로,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84.9%로 집계됐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