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능력 부족으로 중국과 해군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미국 해군이 전함 부족을 우회할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을 고안해냈다.
미사일을 채우기 위해 두 달까지 걸릴 수 있는 회항 대신 작전 수역에서 미사일을 공급받는 방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전함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전함이 보급함을 통해 미사일을 재보급받는 방안을 고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이동용 해상 재장전 방식(트램TRAM)’이다. 이 트램은 해군 창고에 처박아 뒀던 30년 된 낡은 크레인을 보급함과 각 전함에 설치하고, 이를 컴퓨터에 연결해 전함에 미사일을 재보급하는 방식이다.
트램은 미사일을 다 쏜 전함들이 길게는 두 달까지도 걸릴 수 있는 모항 회항 대신 단 수일 만에 미사일을 다시 장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칼로스 델토로 미 해군부 장관은 최근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실시된 트램 시범 훈련 뒤 “해상 재장전 능력은 미래 태평양에서 벌어질 그 어떤 갈등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램은 육상에서 자주포에 포탄을 공급하는 것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위험하다.
파도가 치고 강풍이 부는 바다에서 재장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보급함에서 전함에 미사일을 공급하려면 두 배 사이에 긴 집라인 형태의 레일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려면 특수한 목적의 레이더를 통해 주변 바다의 파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서로 다른 파도를 맞고 있는 이 두 배 사이를 긴 줄을 통해 미사일을 운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이 기술적 난관을 해결한 것이 트램이다.
미 해군은 최근까지도 미사일 재장전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각 시뮬레이션에서 미국이 중국에 고전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나오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미 국방부는 미 해군 기지에서 8000km 넘게 떨어진 서태평양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축함, 순양함을 비롯해 각종 전함들은 유사시 수일, 어쩌면 수시간 안에 보유한 미사일을 다 쏴버릴 수 있다. 미사일을 다 쏜 전함은 재장전을 위해 기지로 귀환해야 한다. 하와이나 캘리포니아 기지로 귀환할 경우 길게는 두 달까지도 걸린다. 가까운 일본 요코스카항은 유사시 중국의 공격으로 사용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대안은 호주 다윈항이다. 그러나 남중국해에서 다윈항까지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도 4일 반이 걸린다.
전함이 중국을 압도할 정도로 많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미국은 점점 전함 수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고, 전함 건조 속도는 더뎌 그 간격이 벌어지는 터라 대안이 필요하다. 그 대안이 바로 트램이다.
한편 물량 면으로 중국에 해군 전력이 밀리기 시작하고 있는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최신 전함인 줌월트급 구축함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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