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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장수 '우리말 겨루기'…"새 스타 탄생 기대" [N인터뷰]①

뉴스1

입력 2024.12.09 07:00

수정 2024.12.09 07:00

KBS 1TV '우리말 겨루기 최강자전'/ 사진제공=KBS
KBS 1TV '우리말 겨루기 최강자전'/ 사진제공=KBS


김정균 총괄 PD(왼쪽), 최빛나 작가/ 사진제공=KBS
김정균 총괄 PD(왼쪽), 최빛나 작가/ 사진제공=KBS


김정균 총괄 PD / 사진제공=KBS
김정균 총괄 PD / 사진제공=KBS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올해로 방송 21주년을 맞은 KBS 1TV '우리말 겨루기'가 '우리말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연말 특집 '최강자전'을 연다. 총상금 1억 원을 걸고 지난 12월 2일 방송부터 5주간 진행되는 '우리말겨루기 최강자전'은 32명의 본선 진출자 중 단 8명이 오는 30일 방송되는 결선에 진출해 우리말 최강자를 가린다.

특히 이번 최강자전에는 그간 '우리말 겨루기'를 통해 탄생한 '우리말 달인'들과 새로운 참가자들이 어우러져 단체전 및 개인전을 통해 '최강자'를 가려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제작진 또한 '최강자전'에 걸맞은 난도 높은 문제들과 색다른 문제 형식들을 준비했다고.

이런 가운데, 뉴스1은 지난 3일 '우리말 겨루기 최강자전' 본선 3차전 녹화를 앞둔 제작진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에서 만났다.

올해 4월 1000회를 맞고, 올해로 방송 21주년을 맞아 '최강자전'을 준비한 '우리말 겨루기'. 김정균 총괄 PD와 최빛나 작가는 직접 '우리말 겨루기 최강자전'의 의미와 이번 특집의 차별화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우리말 겨루기' 최강자전은 어떻게 기획됐나.

▶(김정균 총괄 PD/ 이하 김정균 PD) 프로그램이 21년이 되다 보니 그간 64명의 달인이 탄생했지만, 달인들은 다시 출연할 수 없다. 근데 이 프로그램 하다 보니 시청자분들도 '과연 끝장 승자는 누구일까?' 궁금해하시더라. 이건 기획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최강자를 가리는 건 21년 동안 없었다. 그러다 올해가 되어서 실현이 됐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달인이 탄생했는데 달인들만 모시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21년이 된 프로그램이다 보니 오래전에 달인이 되신 분들은 출연할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자고 생각했다.

-진행 방식은 어떻게 되나.

▶(김정균 PD) 11월에 800여명이 신청하셔서 그중 32명을 뽑았다. 형식은 8명씩 본선 4회를 하고, 각각 본선에서 2명씩 뽑아서 마지막 결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2회까지 녹화를 했는데, 사실 시청자분들은 기존의 유명한 달인보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원한다. 우리말만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글 쓰고 독서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니, 이번에도 새로운 분들이 많이 올라오지 않을까 했는데 달인분들만 26명이 지원하셨다. 그중에 11명만 예선을 통과했다. 나머지 21명은 새롭게 참가하신 일반인이다. 프로그램이라는 게 뒤집는 맛이 있다. 달인을 뒤집는 스타를 기대하고 있는데 일단 1차전과 2차전은 실패했다. 역시 달인이시구나 싶다. 처음에는 몸이 안 풀려서 0점을 맞다가 뒤에 가서 역전을 하시더라.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번 최강자전의 퀴즈에서는 어떤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나.

▶(김정균 PD) 정규방송에서도 1~4단계가 있는데 점층적으로 어려워진다. 마냥 어렵기만 하면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참가자분들이 너무 잘하시니 변별력이라는 걸 가지려 하면 문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최강자전이기 때문에 정규방송에서 하는 토크를 제외했고, 문제 위주로 진행한다. 특히 1단계는 단체전을 진행하고, 2단계는 십자말풀이를 다른 형식으로 바꿔 가져왔다. 3, 4단계부터 문제가 어려워지는데 최강자를 가려야 하므로 예전보다는 쓰기 관련된 문제가 많다.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많이 포함했다.

▶(최빛나 작가) 속담 빈칸 채우기, 숨은 단어 찾기 등 새로운 유형을 도입했다. 난도 있고 형식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올해 초 1000회를 돌파한 프로그램이니 앞으로 어떻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인가라는 고민도 많지 않나.

▶(김정균 PD) 문제 유형을 개발하려고 하는 것이 전체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한다면 섬세한 걸 바꿔가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있다. 언젠가는 이게 마중물이 되어서 새로운 유형의 프로그램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최빛나 작가) 지금도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오고 있고, 이번 최강자전이 첫 출연인 분들도 많다. 새로운 문제 유형과 함께 새로운 도전자들이 있으면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정균 PD) 출연자들을 만나보면 우리말을 공부하는 게 좋고 재밌다더라. 왜 재밌냐고 하면, 윤슬, 금파, 은파 같은 아름다운 말을 발견하는 게 좋다고 하시더라. 특히 어르신 출연자들이 많다. 이건 제 해석이지만 쭉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 단어가 어쩐지 나를 대변하는 것 같은 것에 대한 희열이 있으신 거다. 특히 암 투병 중 우리말 공부를 하고 암을 이겨내신 분들도 있다더라.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말을 공부하는 게 치유의 능력이 있나 싶기도 하다.(웃음) 태어나면서 먹고, 말을 배우는데 먹는 것과 말에는 한 사람 인생이 살아온 수많은 흔적이 남는다. 늘그막에 그런 걸 느끼시는 게 아닐까 싶다. 단어를 공부하면 어쩐지 내 마음인 것 같은 말들을 발견하고, 이걸 마치 소일거리처럼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

▶(최빛나 작가)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우리말 겨루기' 제작자로서 바른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압박감은 없나.

▶(김정균 PD) 저는 프로그램을 맡은 지 5~6개월 됐는데, 메일이나 카톡을 보낼 때 고민을 하게 되는 게 많다. 차라리 '우리말 겨루기'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고 할 걸이라고 후회도 든다.(웃음) 우리 MC도 그렇다더라. 하지만 제 개인적인 걸 얘기하자면, 문제를 내다보면 제가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던 단어들이 출제되는 경우도 있다. 그걸 보면서 마치 나의 옛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들었다. 그때는 그걸 그냥 외우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 말을 느끼게 된다. 저한테는 그런 경험이 있다. 마법 같다는 느낌이 든다.

▶(최빛나 작가) 일단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최대한 외래어를 쓰지 않으려 한다. 버튼을 누름단추라고 하든가, 응원할 때도 파이팅이라고 쓰면 안 된다.(웃음) 이번에도 팀전이라고 안 하고 조별대전이라든지 우리말로 조전이라고 바꿔서 쓰고 있다.

-이번 최강자전을 시청할 시청자들에게 어떤 관전 지점들을 당부하고 싶나.

▶(김정균 PD) 죄송한 건 정규 방송보다는 어렵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다. 여러분들이 부지불식간에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간 많은 사람을 포함해서 어휘를 가지고 최강자가 누구일까 궁금해하셨을 거다.
그분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확인해 주셨으면 한다

▶(최빛나 작가) 그간은 일상 언어에 대한 의미를 확인하는 게 컸는데 이번에는 깊이 있는 우리말 대결도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깊이 있고 잘 알지 못했거나 깊이 있는 우리말을 알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최강자전을 계기로 깊이 있고 고품격 어휘들이 사용됐으면 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