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은 취약 시간대 충돌과 선박 구조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5시 43분께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해상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와 456t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가 충돌했다. 사고 직후 금광호가 전복됐고 승선원 8명 중 7명이 숨졌다.
이날 사고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한국인 3명과 외국인 선원 4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실종된 외국인 선원 1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으로 사고 발생 시간대와 선박 구조를 지목했다. 감포 재난구조대 손희수 수중수색팀장은 "새벽 시간대 충돌로 선원들이 잠에서 덜 깬 상태에서 2차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상 조업 시간대였다면 일부는 선실에서 빠져나와 뒤집어진 배 위에서 구조를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구조상 특성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해경은 "갑판 위에 선실이 있는 구조라 전복 시 이 부분이 제일 먼저 수면에 닿아 내부로 물이 쏟아지면서 에어포켓이 형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조만간 사고 선박을 인근 항으로 예인해 정밀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졸음 운항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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