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계엄쇼크'에 두산 사업개편 위기…로보틱스·밥캣 합병 운명은

뉴시스

입력 2024.12.10 10:28

수정 2024.12.10 10:28

임시 이사회서 오는 12일 임시 주총 개최 결정 주주 위해 내건 주매청…주가 하락으로 부담 커져 임시 주총 무산시 사실상 구조개편안 무산
[서울=뉴시스] 경기 성남시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경기 성남시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비상 계엄으로 인한 주가 하락에 두산그룹 사업 개편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계엄 이후 단기간에 주가가 하락하며 주식매수청구권 비용 부담이 커지자 분할합병으로 인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혹은 11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 이사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공시 사항이어서 공식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2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비상계엄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10.1% 내린 5만1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은 전 거래일보다 0.23% 내린 21만8000원, 두산에너빌리티는 0.58% 내린 1만7280원을 기록 중이다.

두산그룹은 사업재편안을 추진하며 반대 주주를 달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들이는 주식매구청구권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한 주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가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주식매수 예정가는 각각 2만890원, 8만472원으로 현재 주가와 큰 차이를 보인다. 두산이 예정대로 주식을 사들일 경우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분할합병으로 인한 실익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이 넘을 경우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한도를 넘을 경우 두산에너빌리티는 추가 이사회를 통해 주식 매수 상한선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여력이 크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에 주가가 많이 하락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에 임시 주총이 취소될 경우 사실상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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