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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지명한 '미국의 주치의', 비극적 총기 사고로 부친 잃어

뉴스1

입력 2024.12.10 13:09

수정 2024.12.10 13:09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으로 지명한 자넷 네셰이왓(Janette Nesheiwat ·48) 박사가 10대 시절, 불의의 총기 사고로 부친을 잃은 사실이 드러났다.

인디펜던트는 네셰이왓 박사가 어릴 적 실수로 탄약이 든 총을 건드려 부친이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1990년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3살, 요르단 출신 화학자였던 아버지의 나이는 44세였다.

당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네셰이왓 박사는 아버지의 침대 위 선반에 있는 도구 상자에서 가위를 꺼내려던 중, 상자가 넘어지며 권총을 포함한 내용물이 쏟아졌고 이 충격에 총이 발사됐다. 총탄은 아버지의 머리에 맞았고, 그는 이튿날 병원에서 숨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셰이왓 박사는 이때를 회상하며 회고록에 "그 순간의 트라우마는 끊임없는 그림자처럼 나에게 달라붙어 내 어린 시절의 삶의 구조를 흐트러뜨리고 나를 영원한 황폐함 속에 남겨 두었다"고 기록했다.

이 사고는 네셰이왓 박사가 의사의 길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줬다. 그는 뉴욕시 긴급 치료 센터 체인 '시티엠디'에서 응급의학 전문의로 15년간 경력을 쌓았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폭스 뉴스에서 의료 전문가로 출연하기 시작하며 명성을 얻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백신이 "신의 선물"이라 주장했던 그는 이듬해 말, 유아 백신 접종 일정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당선인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그를 '미국의 주치의'라 불리는 공중보건서비스단장 겸 의무총감으로 낙점했다.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위기'로 최초 선언한 비벡 머시 의무총감의 후임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네셰이왓 박사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총기 폭력을 공중 보건 문제로 연구하는 것을 금지한 공화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상, 머시 의무총감의 정책이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머시 의무총감은 2020년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총기 폭력이 자동차 사고를 넘어섰다"며 △예외 없는 신원 조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총기를 공격용 무기로 묘사하는 것을 금지하며 △어린이로부터 일정 보관 거리를 유지하고 잠금장치를 준수할 것을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