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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300억달러 넘겼지만…"대외신인도 불안"

뉴시스

입력 2024.12.10 13:30

수정 2024.12.10 13:30

해외건설협회, 11월 기준 누적 수주액 326.9억달러 국내외 정세 급변으로 400억달러 목표 달성 미지수 "계엄 사태로 정치불안 고조…해외수주 위축 우려"
[서울=뉴시스]사우디 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 네옴시티 건설 현장. 각종 경제적, 기술적 난관에 봉착한 네옴시티 건설 계획의 1단계 공사가 대폭 축소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출처=네옴닷컴) 2024.5.8.
[서울=뉴시스]사우디 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 네옴시티 건설 현장. 각종 경제적, 기술적 난관에 봉착한 네옴시티 건설 계획의 1단계 공사가 대폭 축소됐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출처=네옴닷컴) 2024.5.8.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국내 건설사들의 1~11월 해외건설 누적 수주 실적이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정국 및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국내외 정세 급변으로 올해 목표인 누적 400억달러 달성은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11월 해외건설 수주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525건으로 수주액은 총 326억9353만달러(한화 46조67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77억3739만달러) 대비 17.9% 오른 수치로, 최근 5년 평균치(약 248억3000만달러)와 비교해도 31.7% 가량 높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의 수주액 총 합계(333억달러)도 거의 따라잡았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 내 수주액이 166억8522만달러로 전체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고, 아시아 54억5312만달러(16.7%), 유럽 50억2014만달러(15.4%), 북미·태평양 436만388만달러(1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동지역의 경우 전년 동기(83억8531만달러) 대비 수주액이 두배 가까이 늘었고, 유럽 의 경우 같은 기간(17억7640만달러)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북미·태평양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이 절반 이상(-53.8%) 줄었고, 중남미(-29.4%), 아프리카(-81.6%) 지역도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국내 건설사들 중에서는 ▲현대 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높은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보였다. 현대 엔지니어링은 기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칼셀탱 2 석탄화력발전' 공사와 관련해 약 6918만달러 규모의 증액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건설은 사우디 리야드-쿠드미 500kV 고압송전선로 공사(7억2340만달러 규모), GS건설은 호주 도시철도 공사(3억7152만달러 규모) 및 포르투갈 해수담수화 사업 계약(1억1655만달러 규모) 등을 각각 체결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 국내 건설사 78개사가 전세계 40개국에서 수주한 사업은 총 46건으로 수주액은 41억6767만달러 수준이었다.

[서울=뉴시스] 11월 지역별 해외건설 수주 현황. 2024.12.10 (자료 제공=해외건설협회)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1월 지역별 해외건설 수주 현황. 2024.12.10 (자료 제공=해외건설협회)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400억달러 달성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을 비교해 보면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등 대부분 300억달러 초중반 수준을 유지했는데, 올해를 한 달 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대외적으로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당선되면서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국내 건설업체의 실적 하락 요소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는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역시 장기적으로 해외 수주 활동 위축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세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원·달러 환율 및 대외 신인도에 영향을 미쳐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원화 값은 일시적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3시 기준 1402원대를 기록했던 환율이 비상계엄 선포 소식에 빠르게 올랐고, 서울 외환시장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보였던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오름폭이 다소 줄면서 현재는 1428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수주는 돌발 변수가 많고,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국내 정세 역시 주요 변수인데,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앞으로 해외 수주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수주 과정에서 금리와 환율 등 다양한 금융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이번 사태가 단기가 끝나 다행이지만, 정치 불안이 고조됐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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