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풍·MBK "최윤범, 이사회 참여 가능"…첫 화해 제스처

뉴시스

입력 2024.12.10 14:01

수정 2024.12.10 14:01

김광일 MBK 부회장 "최윤범 측 협력 필요" "최윤범 회장 문제 이사회에서 해결 가능" 지배구조 개선 통해 기업 가치 정상화 추진 자사주 소각 등 주주 가치 회복 방안 마련 고려아연 "영풍 측 고려아연 비전 없어"
[서울=뉴시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2024.1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2024.1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가늠할 임시 주주총회가 내달 23일 열리는 가운데, 영풍과 MBK 파트너스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협력 필요성을 시사해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최윤범 회장의 독단적 경영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최 회장을 경영에서 완전 배제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함께 이사회를 꾸릴 수 있다는 화해 제스처를 내보였다.

◆"최윤범 회장도 주주, 이사회 참여 가능"
영풍과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는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회복에 대해 발표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고려아연 주주 가치가 하락한 것은 숫자로 증명이 된다"며 "3~4년간 기업 지배구조가 나빠져서 기업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자체 계산 결과, 총 주주 수익률이 2021년 32%에서 2022년 15%로 하락했으며, 2023년에는 –5%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가 계산한 총 주주 수익률은 기간 말 주가(주당 배당가액 포함)에서 기간 초 주가를 뺀 값을 기간 초 주가로 나눈 값이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통해 최 회장의 독단 경영을 구조적으로 차단한다면서도 최 회장 측 인사를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집행임원제도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감독형 이사회가 효과적인 업무 감독과 전략적 의사 결정을 맡는 구조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 지배구조를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 이사회에 영풍 측뿐만 아니라 최 회장 측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광일 부회장은 최 회장 측 인사의 이사회 참여에 대해 "이번 임시 주총이 끝나서 설령 원하는 만큼 이사들이 (이사회에) 들어갔다 해도 최 씨 가문(최윤범 회장 측)이 20%가량의 주주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이라는 큰 회사를 운영하면서 20% 주주의 협력을 받지 않고는 회사가 평안할 수 없다"며 "주주끼리 계속 이렇게 시끄러우면 회사가 제대로 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하든 (최윤범 회장 측을) 이사회 안으로 끌어들여야 된다"며 "주요 주주 간의 논란이나 의문들을 (이사회 안으로) 다 끌어들여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의 독단적 경영 문제도 이사회 안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 회장의 문제는 CEO(최고경영자)로서의 문제점"이라며 "(최윤범 회장이) 이사회로 내려오면 그 문제점이 발현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의 내용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11.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의 내용을 포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11.13. scchoo@newsis.com

◆액면분할·자사주 소각 추진
MBK파트너스는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주주 가치 회복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 주식 액면분할 ▲고려아연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배당 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액면분할을 실시해 거래할 수 있는 주식 수를 늘려 주가 상승을 꾀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해 1주당 가치를 높이고, 배당 정책 공시 정례화로 안정적인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소수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등 주주 참여 방안도 추진한다. 주주 권익 보호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소수 주주의 이익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위원회로 격상하고 투자심의위원회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무분별하고 검증이 부족한 투자 행위를 막는다는 것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이날 발표한 주주 가치 회복 방안은 내달 23일 임시 주총 안건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내년 임시 주총에서 다룰 안건이 많아, 향후 정기 주총 등을 통해 이들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고 이후 주주 가치 회복 방안을 추진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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