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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약국체인 월그린, 사모펀드 시커모어와 매각 협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11 04:17

수정 2024.12.11 04:17

[파이낸셜뉴스]
약국이면서 편의점 역할도 하는 미국 약국체인 월그린이 사모펀드 시커모어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10월 15일 일리노이주 휠링의 월그린 매장. AP 뉴시스
약국이면서 편의점 역할도 하는 미국 약국체인 월그린이 사모펀드 시커모어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10월 15일 일리노이주 휠링의 월그린 매장. AP 뉴시스


미국 약국체인 월그린이 사모펀드 시커모어에 팔릴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월그린 부츠 앨라이언스가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초 월그린은 매각이 완료된다.

매각 협상 소식에 월그린 주가는 20% 폭등했다.

월그린은 2015년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75억달러 수준까지 쪼그라들 정도로 초라해졌다.



월그린의 양 날개인 약국 부문과 소매 부문 모두 고전하면서 올해 들어서도 주가가 70% 가까이 폭락했다.

이런 월그린 매수에 나선 시커모어는 뉴욕에 본사가 있는 사모펀드로 주로 소매, 소비자 부문 투자에 주력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소형 인수합병(M&A)을 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 월그린이라는 대어를 낚을 채비를 하고 있다.

월그린은 120년이 넘은 오랜 전통의 약국체인으로 미국과 중남미, 유럽에 1만2000여 점포가 있다고 자체 웹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다.

미국 웬만한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약국체인이다. 소매 부문도 월마트에 비하면 작기는 하지만 일상용품을 사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약도 사고, 일상 용품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월그린의 장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월마트에도 약국이 딸려있어 적어도 처방약 부문에서는 과거에 비해 장점이 많이 사라졌다.

월그린은 한때 급속하게 세를 불려나갔다.

2012년 영국 약국 체인인 앨라이언스 부츠 거의 절반을 60억달러 넘게 주고 사들였다. 해외 진출 교두보였다. 3년 뒤인 2015년에는 앨라이언스 부츠 나머지 지분도 모두 사들여 합병을 완료했다.

그러나 앨라이언스 부츠 인수 뒤 월그린은 고전하기 시작했다.

월그린, 또 최대 경쟁자인 CVS 헬스 모두 처방약 마진이 박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약국 부문이 고전하는 가운데 소매 부문은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에 시장을 잠식당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월그린은 이후 사모펀드의 공략 대상으로 떠올랐다.


사모펀드 KKR이 2019년 월그린을 700억달러에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월그린 시총이 500억달러가 넘었다.


이번에는 인수 제안 가격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