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동해 심해 가스·석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시추작업을 수행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16일 밤 부산외항에서 1차 시추장소인 포항 해역으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부산외항에 입항한 웨스트 카펠라호가 시추작업에 필요한 자재 선적 작업 등을 마친 뒤 16일 밤 12시쯤 포항 해역으로 출항했다.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카펠라호'는 길이 748.07ft(228m)·너비 137.8ft(42m)·높이 62.34ft(19m) 규모로 최대 시추 깊이는 3만 7500ft(1만 1430m)에 달한다.
석유공사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은 후 암석 시료를 확보해 해당 좌표의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데까지 2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1차 시추 결과는 향후 프로젝트 존속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윤석열 정부의 해양 에너지 개발 상징적 프로젝트인 '대왕고래'는 부침을 겪고 있다. 탄핵정국과 맞물린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1차 시추 예산은 98% 삭감됐고,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추진 예정인 추가 시추 계획도 어수선한 국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그나마 최상의 시나리오는 1차 시추에서 자원 부존 가능성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인데,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된다면 '프로젝트 좌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시추선이 어젯밤 포항으로 출발했다"면서 "18일쯤에는 시추해역에서 본격적인 작업이 가능할 것을 본다"고 전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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