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법 개정안 두고 "기업 경쟁력 약화" vs "근본 문제해결 위해 필요"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7 14:00

수정 2024.12.27 14:44

경제8단체-참여연대, ‘밸류업과 주주보호의 주요쟁점과 과제’ 세미나 공동개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밸류업과 주주보호의 주요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밸류업과 주주보호의 주요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사의 의무를 회사에 대한 것에서 주주에 대한 것으로 확대하거나 이사의 주주이익 보호의무를 신설하는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대한상의 등 8개 경제단체와 참여연대가 주주보호 의무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밸류업과 주주보호의 주요쟁점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비롯, 상법 및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 및 기업 관계자 약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경제계와 투자자 측은 합병가액 산정기준이나 물적분할 후 상장 시 기존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배정 등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에 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었으나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또는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 신설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존재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상법 개정은 지배주주 외의 일반주주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자본력을 보유한 해외투기펀드에 악용될 소지가 크고 특히 중견·중소기업은 분쟁 대응에 취약하다”며 “다음 주 법사위 상법 공청회도 예정된 만큼 오늘의 논의가 국회의 합리적인 대안 모색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보 참여연대 금융법센터 소장은 “기업의 이사들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믿지만, 간혹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주주 대상 충실의무를 반영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서로의 입장을 경청하며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발표자로 나선 권용수 건국대 교수는 “주주 보호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현행법상으로도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주주에 대한 직접손해가 발생하면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향후 이사의 주주 보호의무는 상법 개정이 아닌 현행법의 해석론과 판례의 발전을 토대로 구체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보호 의무를 명문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회사의 정상적 경영활동은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완책으로는 △이사 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합병·신주발행·투자 등 가이드라인 마련 △임원책임배상보험 현실화 △업무상 배임죄 기소지침 제정 등이 있다.

종합토론에서도 상법 개정과 관련해 참석자들의 의견이 갈렸다. 개정반대 입장에서는 모든 주주 이익을 고려하는 건 불가능하고 의사결정을 지연해 기업경쟁력의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는“세계적으로 이사는 회사에 대해 의무를 부담하는 법리가 정립돼 있는데 상법 개정안은 이에 배치된다”며 “모든 주주의 이익 고려는 이상적 관념에 불과한 만큼 자본시장법을 통해 문제사례만 핀셋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찬성 측에선 개별적 규제가 이미 마련돼 있지만 근본적 문제해결 위해서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현재도 주주보호를 위한 규제가 여러 가지로 마련돼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세미나를 통해 주주보호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고 국회 공청회 등 입법 진행경과를 지켜보며 다른 경제단체들과 함께 상법·자본시장법 등 개정안이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