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올해 코스피 시총 순위 지각변동...금융·바이오 '기지개'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30 15:38

수정 2024.12.30 15:38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코스피 시총 상위 10종목의 코스피 시장 비중 추이
(연말 기준)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비중 41.64% 48.41% 43.56% 42.74% 45.8% 41.72%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올해 국내 코스피 시장 대형주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면서 시가총액 상위권의 순위 변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올라탄 금융주와, 금리인하 및 기술 기대감을 받은 제약·바이오주가 상위권을 꿰찼다.

■금융·제약·바이오, 비상(飛翔)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이 지난해 말(2023년 12월28일) 대비 순위가 바뀌었다.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종목은 KB금융으로 지난해 말 17위에서 올해 9위로 8계단 뛰었다. 시가총액도 21조원에서 32조원으로 한 해 동안 약 11조원 불어났다.



KB금융의 선전은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한 해 내내 지속된 결과다. KB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올 하반기 연이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에 기관 수급이 꾸준히 몰렸다. 기관은 올해 KB금융을 5977억어치 사들이면서,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신한지주 1조1389억(1위), 하나금융지주 6987억(5위)을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순위도 신한지주는 18위에서 12위로, 하나금융지주는 28위에서 24위로 급등했다.

제약·바이오주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12위에서 올해 6위로 올라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와 동일한 4위를 유지했는데, 시가총액이 지난해 54조원에서 올해 67조원으로 불어나면서 3위 LG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줄여갔다.

내년 제약·바이오주 투자심리는 1월 JP모건 컨퍼런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헬스케어 정책이 결정지을 전망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의약품에도 관세정책을 강화할지 주목해야 한다"며 "정책적 불확실성 지속되는 가운데 내년 1월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제약사가 발표할 경영 방향성이 제약·바이오주 투자에 1차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주, 시총 순위 줄줄이 하락
올해 시가총액 순위 하락세가 두드러진 종목은 이차전지 관련주와 삼성전자다.

이차전지 종목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 및 트럼프 정책 리스크에 따른 우려 속에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순위가 줄줄이 내려갔다. 포스코홀딩스는 7위에서 14위로, LG화학은 10위에서 19위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에 이어 3위를 유지했지만 시가총액의 경우 100조원에서 81조원으로 하락폭이 컸다.

삼성전자도 실적 불안과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하반기 들어 주가 낙폭이 컸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468조원에서 올해 317조원으로 15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순위가 5위에서 8위로 추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종목이 내년 상반기까지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PC등 재고 축소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이차전지의 경우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이 걸림돌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을 내년 1월 취임 이후 발표할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며 "내년 전기차 수요가 더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원자재 가격 반등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올해 증시 부진 여파로 코스피 초대형주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대비 급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7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45.8%)보다 4.08%p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19년(41.64%)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