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책임 통감"…제주항공, 사고 수습·정비 체계 개선 '시험대'

이동혁 기자,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29 16:43

수정 2024.12.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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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안전 논란 재점화
정비 관리·기령 문제 다시 도마 위로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참사'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피해자들과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제주항공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 규명과 더불어 유지 정비 체계의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29일 무안공항 여객기 추락사고 관련 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탑승객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빠른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한 가늠이 어려운 상태라며 정부 기관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 대응과 본사 차원의 사고대책본부를 통해 초동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유가족 지원과 사고 수습"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여객기 B737-800(HL8088)은 지난 2009년에 제작돼 2017년 제주항공에 등록됐다. 김 대표는 해당 기체의 사고 이력을 묻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일축하며, 일본 간사이 공항 회항 사건과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고 기종은 월, 주, 일 단위로 정기 점검을 모두 완료했으며, 당시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출도착 전 점검과 24시간 점검 등 모든 절차를 철저히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주항공의 항공정비(MRO)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안전 장애 사례 중 제주항공이 3건을 기록하며 안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또한,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보유 항공기 평균 기령은 13.8년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다.

국내 항공사 중 자체 MRO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정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주요 정비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는 정비 종류와 등급에 따라 국내 혹은 해외에서 진행된다"며 "중정비의 경우 몇 개월 단위로 해외에서 종합적으로 점검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사들의 유지 정비 체계와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항공 사고는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령이 오래된 항공기의 경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비 신뢰도를 확보하고 정기 점검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전사 비상회의체를 소집해 상황 파악 및 인명 피해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