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년 8개월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로 최근 몇개월 사이 시장금리가 하락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연초 목표치 관리 압박에 시중은행은 지난 7~8월 스무 차례 이상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 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의 차이로, 은행에서 예대금리차로 수익을 낸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 이익이 많아진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1.00∼1.27%p로 집계됐다.
은행뱔로 KB국민은행은 1.27%p, 신한은행 1.00%p, 하나은행 1.19%p, 우리은행 1.02%p, NH농협은행 1.27%p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모두 1%p를 넘긴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올해 7월 0.43%p였던 5대 은행 예대금리차 평균도 4개월 연속으로 확대되면서 1.15%p까지 벌어졌다. 한국은행의 은행권 11월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서도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p)는 지난해 8월(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아이엠뱅크(0.72%p)를 제외한 대부분 은행이 1%p대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를 기록했다. 전북은행 5.93%p, 토스뱅크 2.48%p, 씨티은행 2.41%p, 카카오뱅크 2.04%p 등의 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2%p를 넘었다.
통상 금리하락기에는 예대금리차가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은행권이 지난 여름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가계대출 수요 관리가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대출금리의 가산금리는 조정하지 않고,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만큼 여러 차례 인하하면서 결과적으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7일 예·적금 금리를 상품에 따라 0.05%p∼0.25%p 내렸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 20일과 23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p씩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수신 상품의 금리를 한꺼번에 최대 0.40%p 내렸다. KB국민은행 역시 이날부터 5가지 정기예금, 8가지 적금 상품의 금리를 0.05∼0.20%p 인하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