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맥주 맥아 활용 차별화 기원 위스키 "개성있는 풍미 가득" [인터뷰]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30 18:13

수정 2024.12.30 19:27

45년 경력 위스키 명장 앤드류 샌드
한국 첫 싱글몰트 기원 증류소
수백년 이어온 생산 방식서 탈피
韓요리 어울리는 위스키 맛 찾아
맥주 맥아 활용 차별화 기원 위스키 "개성있는 풍미 가득" [인터뷰]


"스코틀랜드, 미국과 같이 오랫동안 위스키를 만들어 온 국가에서는 효율성과 낮은 비용이 우선 되면서 풍미와 개성은 뒤로 밀려나 있다. 한국 최초의 몰트 위스키 증류소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소규모지만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기원 위스키 증류소의 마스터 디스틸러인 앤드류 샌드(사진)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45년 경력의 위스키 명장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위스키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으며 현재의 위스키 업계가 맛과 품질보다는 이익과 마케팅에 좌우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샌드는 "기원 위스키에서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와 동일한 맥아와 효모도 일부 사용하지만 전 세계의 다양한 맥아 보리를 활용한다"며 "도정한 대표가 수제맥주 회사를 운영했었기 때문에 다양한 맥주 맥아를 위스키 제조에 시도해 전혀 다른 개성과 풍미를 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원 위스키 증류소 창립자인 도정한 대표는 지난 2014년 우리나라 1세대 수제맥주 양조장인 핸드앤몰트 브루잉 컴퍼니를 설립했다. 4년이 지나 세계 최대 주류기업인 AB 인베브에 양조장을 매각했다. 이후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남양주에 한국 최초 싱글몰트 증류소인 기원 위스키 증류소를 설립했다.

샌드는 1980년 글렌리벳의 마스터 디스틸러였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글렌리벳 증류소를 소유한 시바스 그룹 산하의 증류소들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1991년 일본의 니카 그룹으로부터 스피릿 생산을 총괄 해줄 것을 제안 받았다. 이후 스코틀랜드와 일본을 오가며 다양한 위스키를 완성했다. 독립 후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미국 동부의 가장 큰 증류소인 버지니아 증류소, 윌리엄스 버그에 있는 코퍼폭스 증류소 설비의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특별했던 경험을 묻자 "스코틀랜드 배경의 영화 '브레이브하트'와 '롭 로이' 촬영 장면을 보고 시사회에 참석했던 일도 있다"며 "몽골에서 유명한 스모 선수 아사쇼류와 함께 '요코즈나' 위스키를 출시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기원위스키는 호랑이, 독수리, 유니콘 등 총 3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각각 셰리위스키, 버번위스키, 피트위스키로 나눌 수 있다.


그는 "기원 위스키는는 한국 음식을 생각하면서 만든 위스키라 한국 요리와 잘 어울린다"며 "매운 음식은 독수리와 잘 어울리고, 달콤한 음식은 호랑이, 강한 매운 풍미는 유니콘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위스키를 즐기는 팁을 묻자 "물, 얼음, 하이볼로 마시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시면 된다"며 "다만, 위스키의 최대 풍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알코올 도수를 34%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더 강하면 미각이 압도돼 섬세한 맛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