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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시장 사자성어는 '오리무중'..."미국 주식 선호 이어질 것"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2 09:16

수정 2025.01.0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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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고액 자산가 대상 2025년 시황 설문 진행
서울시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서울시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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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고액 자산가들은 2025년 새해 금융시장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다"고 정의했다. 이와 도시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일 삼성증권이 자산 30억원 이상 고객 341명을 대상으로 '2025년 주식 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새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오리무중(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금융 환경)'과 '교토삼굴(다양한 대안을 준비해 위기에 대응)'이 각각 30%씩 득표했다. 이외에도 '전전긍긍(두려움이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 14.1%, '고진감래(일시적인 손실이나 어려움을 견디고 버티면 결국 수익을 얻을 수 있음)' 12.8% 등 대부분의 응답자가 녹록지 않은 새해 금융시장을 전망했다.

고액 자산가들의 올해 주식시장 기대감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지난해에는 '거안사위', '다다익선', '상전벽해' 등을 선택해 긍정적인 시장을 전망한 응답자가 77%에 달했지만, 올해에는 그 비율이 50% 수준에 그쳤다. 새해 코스피의 연말 지수 상승률을 물어보는 질문에도 지난해에는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 응답자가 약 80%에 육박했으나, 올해에는 51%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들이 선택한 2025년 코스피지수의 평균 등락률은 약 5.2%로 나왔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신승진 팀장은 "한국시장의 상대 밸류에이션 매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국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투심이 쉽게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불확실성 높은 금융환경에 대비해 '미국 국채'를 유망자산으로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및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캐리 수익이 매력적 레벨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예상치 못한 경기 위축 시 금리 하락으로 자본 차익이 가능한 점을 감안할 때 지금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시기로 본 것이다.

또 '미국 주식형 랩'으로 글로벌 주식시장 내 최고의 대안인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강조했다. '국내 롱숏 펀드'도 부진한 내수와 수출 피크아웃을 탈피하는 대안으로 지목됐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 증시에 있어 △기업 이익의 상향 조정 △상대적, 절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트럼프 공약 중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되는 부분을 언급하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지수에 대해 각각 11.3%, 11.7%의 상승을 기대했다. 두 지수 모두 응답자의 80% 이상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30% 이상 초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도 각 5.3%와 3.5%씩 나왔다.

새해 들어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44.9%로 작년(62.5%)보다 크게 하락했지만,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자 하는 응답자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미국(47.8%)이 우리나라(40.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시기 및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물어보는 질문에는 2025년 2·4분기라는 의견이 38.5%로 가장 높았고, 3·4분기도 30.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4분기와 4·4분기를 선택한 비율은 20.5%와 10.6%에 그쳤다.

2025년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의 포트폴리오 비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7%가 두 자산에 배분해서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식과 채권에 각각 6대 4 비중으로 배분해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8.6%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 31.5%와 비교하면 약간 감소했다. 그 뒤로는 4대 6으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21.1%를 기록해 지난해 19.6%보다 다소 많았다. 지난해에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기록했던 8대 2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21.7%보다 감소한 20.7%를 기록했다. 2025년 고액 자산가들의 채권형 자산 선호 현상이 지난해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이외에 주식이나 채권 한쪽으로 100%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는 각각 11.5%와 1.8%에 그쳤다.

지난해 설문조사 시 2024년 한 해 증시에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로 '트럼프(30.4%)'를 선택했던 고액 자산가들은 이제는 트럼프 집권 2기에 맞춰 변화할 각종 정책에도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5.9%)이 '트럼프 집권 2기의 정책'을 가장 중요한 화두로 꼽았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정세(17.2%)', '미·중 무역 분쟁 해소(8.4%)', '주요국의 금리 인하(7.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새해에는 트럼프 집권 2기를 비롯해 전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의 금리 변화 등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소폭 확대됐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선호가 내년에도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