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산품 팔고 노동자 쉼터로… 속속 채워지는 서울 지하철 상가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5 17:49

수정 2025.01.06 11:29

공실률 6.2%… 3년 연속 감소세
교통공사 사회기여형 전환 '한몫'
시·구청·강원도 등과 임대차 계약
의료 등 공공서비스 공간 탈바꿈
장기공실 해소… 사업 확대 추진
특산품 팔고 노동자 쉼터로… 속속 채워지는 서울 지하철 상가
서울 지하철 상가가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그간 골칫거리로 지목된 공실이 차츰 줄고 있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상가는 사회기여형 공간으로 바뀌어 새로운 쓰임새를 찾고 있다.

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전체 상가 1525개 중 공실은 94개로 공실률은 6.2%다. 최근 5년간 상가 현황을 보면 2020년 8.6%, 2021년 9.8%, 2022년 9.4%, 2023년 6.9%, 2024년 6.2%로 2021년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장기 공실이던 상가도 줄고 있다.

2023년 14개였던 3년 이상 공실 상가는 지난해 11개로 감소했다. 공실상가 11개 중 8개는 7호선에 있었고 나머지는 3호선 1개, 6호선 2개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공실인 상가도 7호선에 1곳 있었다. 지하철 장기 공실은 역사 환경을 해치고 공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골칫거리로 지목됐다.

공실 상가가 줄어든 이유는 2023년 봄·여름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얼어붙었던 경기가 점차 회복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하철 상가의 업종이 다양해진 것도 공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20년까지 지하철 상가에 없던 무인매장은 꾸준히 늘고 있다. 상가 내 무인매장은 2021년 1개를 시작으로 2022년 15개, 2023년 28개, 2024년 30개로 증가했다.

이는 공사가 '무인매장'으로 승인한 상가만 집계한 수치다. 과일, 반려동물용품 등으로 업종 승인을 받은 뒤 무인점포로 운영하는 사례까지 합하면 실제 지하철 역사 내 무인매장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상가는 공익성을 띤 사회기여형 공간으로 용도를 바꾸고 있다. 사회기여형 상가를 통해 공공기관은 합리적 임대료로 역 상가에서 정책을 알릴 수 있고, 공사는 장기공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공사는 서울시와 각 구청, 강원도 등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회적 약자의 취업·창업 지원, 지역특산품과 시니어·장애인 생산품 판매, 문화·예술 지원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 말에는 하계역에 '노원구 청년 팝업스토어'를 조성했다.
사당역과 종각역에는 이달 중으로 '이동노동자 쉼터'를 설치 완료할 예정이다.

공사 관계자는 "역 공실상가를 공공기관의 공적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공공기관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역사 내 의료, 예방, 건강관리를 포함한 헬스케어 업종을 유치해 지하철에서 힐링체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 공실 상가는 입찰을 추진했으나 대부분 장기 유찰된 상가"라며 "공실 해소를 위해 커피 브랜드 전문점을 유치하거나 독서 라운지 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