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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GTX 개통 의미와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5 18:07

수정 2025.01.05 18:07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
교통의 발전은 사회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었다. 산업혁명 시기 증기기관차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며 경제와 문화를 비약적으로 성장시켰고, 20세기 고속철도는 이동의 자유를 열어주었다. 이제 증기기관차와 고속철도에 비견할 만한 새로운 교통혁신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파주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개통됐다. 기존 지하철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GTX는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단 22분 만에 연결하며 수도권 주민의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교통망은 늘어난 시간적 여유만큼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GTX A노선은 단순히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수도권을 하나의 통합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수도권 교통은 교통혼잡과 장시간 출퇴근 등으로 이동에 불편이 컸다. GTX는 수도권 전역을 효과적으로 연결함으로써 교통소외 지역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수도권 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 간 격차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GTX가 수도권 교통망에 가져온 변화는 이동시간을 단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기 서북부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경기 파주 운정과 고양 일산 등은 주거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주거수요 증가와 상업 및 산업 시설 확충이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수도권 경제의 다변화를 이끌며 지역 간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도 서울과 연결성이 확대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GTX는 수도권 문화와 관광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복합전시공간인 킨텍스, 파주의 예술인마을과 출판단지 등 주요 문화거점은 GTX의 접근성 향상으로 더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닿게 됐다. GTX가 만들어낼 새로운 관광수요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수도권 문화 다양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GTX 개통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는 GTX A노선을 2028년까지 파주 운정부터 화성 동탄을 넘어 평택 지제까지 온전히 연결하기 위해 사업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천~서울~춘천을 잇는 B노선과 동두천~서울~아산을 잇는 C노선도 올해 본궤도에 올려 국민과 약속한 일정에 맞춰 개통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충남의 핵심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망이 실현돼 수도권의 지리적 경계가 재편됨으로써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GTX 완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정부는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해 재정과 민간자본의 균형 있는 투입이 이뤄지도록 하고, 면밀한 사업계획 수립을 통해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GTX 수요와 이용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통망과의 긴밀한 연계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GTX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교통안전 관리체계 강화가 필수적이다. 철저한 유지보수와 실시간 관리시스템 도입, 정기적 점검과 훈련 등을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이고 안전을 보장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GTX가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춘 교통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GTX는 수도권 교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빠르고 편리한 이동으로 주민의 일상이 변화하고, 지역 간 장벽이 낮아지며 경제와 문화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GTX가 수도권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고, 나아가 전국적인 교통혁신의 모델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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