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작가 이모씨(30)는 지난해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웃수는 약 300명이다. 다른 사회관계망(SNS) 서비스만큼 폭발적인 반응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과시성 사진이나 글을 올리지 않게 돼 마음이 편하다는게 이씨의 생각이다. 이씨는 "내 마음을 솔직하게 적기 편한 플랫폼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옛 트위터) 등에 푹 빠졌던 이용자들이 다시 블로그를 찾고 있다. 이미지 위주의 광고나 숏폼 등 자극적인 콘텐츠에 싫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텍스트힙'(Text-Hip, 글을 소비하거나 창작하는 것이 멋지다는 신조어) 트렌드와 합쳐져 블로그를 적극 활용하고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블로그앱의 월간 활성화수 기기는 지난해 12월 기준 766만 대로 지난 2023년 12월 697만 대에 비해 약 9.9% 증가했다. 특히 10~30세대의 월간 활성화수 기기가 약 514만 대로 67.1%를 차지했다. 네이버 앱이나 PC로도 블로그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콘텐츠 창작 등을 활발히 하는 블로그 앱의 심층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에서 지난해 발간한 '2024 블로그 리포트'를 보면 젊은 세대 중심의 선호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해 동안 새로 생긴 블로그는 214만개로 지난해(126만개)보다 약 70% 급증했다. 블로그 총 사용 시간은 7억 시간을 기록했고, 블로그 전체 창작자 수 역시 2020년과 비교하면 30% 늘었는데 이 중 10~30대 증가율이 45% 수준이다. 지난해 블로그 창작자 수와 게시글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10%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네이버 블로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이용자들이 유튜브·인스타그램 같은 동영상과 이미지 중심의 SNS로 옮기며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최근 텍스트 힙 트렌드와 맞물려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여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에 블로그 콘텐츠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정보성 게시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MZ세대가 블로그앱을 수시로 접속해 기록을 남기는 ‘온라인 일기장’으로 활용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앱 사용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새로운 서비스와 블로그 서비스를 융합해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출시될 인공지능(AI) 검색 기능인 'AI 브리핑'과 연계 효과가 기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곳곳에 피드 영역을 확대 적용하여 블로그 창작자들의 주목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온서비스 AI를 바탕으로 블로그 이웃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동시에 창작 활동의 즐거움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AI 창작 도구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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