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콘텐츠 기획자 겸 대중음악 평론가인 조혜림 작가(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는 이 방면에서 단연 진짜다. 조 작가는 최근 발간한 음악 에세이 '음악의 쓰임'(파이퍼 프레스 펴냄)에서도 같은 결의 정서를 꾹꾹 눌러 담았다.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의 곁에 있고 싶지만, 작곡을 하거나 연주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는 고백이 그렇다. "엄청난 기록을 세우거나 정신이 아득할 만큼 훌륭한 대작을 남기는 것만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서사다. 하지만 각자의 곡절이 그 곡절을 타고 뻗어나갈 때, 맥락이 더 풍부해진다. 일방적 방식의 서술을 지양하는 것이 예술이고, 청자 각자 사연의 개별성을 지향하는 게 음악이다.
감성적이지만 감상적이지 않고, 서정적이지만 격정적이지는 않는 조 작가의 글은 그 고유성을 노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래한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과 인터뷰를 복기한 대목이 보기다. "진실된 인터뷰를 하려면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서로를 믿고 내맡기는 관계가 돼야만 한다. 나의 인터뷰는 이러한 교감의 순간들 사이에서 성장해 왔다." 그 교감은 개개인의 특질을 인정해주고 인정받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공부는 필수조건이다. 조 작가는 누구보다 성실하다. "기획자이자 평론가로서 언제나 정확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자문"한다. "음악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가, 정확한 앎을 바탕으로 사랑하는가. 곡을 만든 아티스트와 같은 답을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평론가로서 나는 음악에 대한 나만의 해석을 통해 스스로를 정확하게 이해시킨 뒤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온 그녀다.
그런 톺아봄이 '음악의 쓰임'을 지어낸다. 이건 아티스트와 청자 사이의 단단한 다리다.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는 추천사에 "음악을 향한 짙은 애정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시선이 가득 담긴 이 책은 좀처럼 따뜻해지기 어려워 보이는 세상에서 반드시 빛을 발할 거예요"라고 썼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은 저 멀리서 봐도 반짝인다. 한로로 외 김사월·스텔라장·실리카겔·트리플에스·림킴과의 만남으로 초대하는 인터뷰 이야기, H.O.T.·아이유·f(x)·샤이니, 소녀시대와 관련 에피소드가 그 빛들을 나눠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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