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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법은 투자…현대차 국내에 24조 푼다 [정의선 '통큰 투자']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9 19:07

수정 2025.01.09 19:12

작년보다 19% 늘린 역대급 규모
완성차에 16조…R&D에는 11조
정의선 "선제대응" 사흘만에 결단
기업들 투자 늘리는 마중물 될듯
위기 해법은 투자…현대차 국내에 24조 푼다 [정의선 '통큰 투자']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에 이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라는 대형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9일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원의 국내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4대 그룹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중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국내 투자계획을 확정한 것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투자가 자동차, 철강, 건설 등 전후방 산업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내며, 내수 진작과 더불어 제조업 국내 투자 분위기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올해 위기 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해 '혁신 허브'인 국내에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액으로는 기존 최고액인 지난해 20조4000억원보다 약 19% 증액(3조9000억원)한 것이다.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국내 고용·투자를 책임지는 대표 제조업체로서의 책무와 고민이 담겼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2025년 국내 투자를 사업군별로 분류하면, 완성차 분야 투자액이 16조3000억원을 차지한다. 완성차 분야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및 기타 사업 분야에서도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8조원이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분 총 24조3000억원을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기차 및 차량 소프트웨어화(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연구개발(R&D) 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 등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6일 그룹 신년회에서 '위기 대응 리더십'을 화두로 제시하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빌리티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연구개발 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차량 소프트웨어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진행된다. 지난해 기아 광명 에보 플랜트(EVO Plant, 전기차 EV3 생산공장) 가동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Plant를 완공해 고객 맞춤형 목적기반 전기차(PBV)를 본격 생산한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경상투자는 전기차 전환 및 신차 대응 생산시설 확충, 제조기술 혁신, 고객체험 거점 등 인프라 보완 등에 투입된다.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행된다. 해외 판매 비중 확대, 국내 신차 시장 축소,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도 불구, 국내 생산시설에 투자를 확대하는 부분은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 끊임없는 체질 개선, 변화와 혁신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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