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尹-트럼프 측근 면담 이후, 美보수층 인사는 韓야당 비판했다

김학재 기자,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1 06:00

수정 2025.01.11 06:00

지난달 중순 윤 대통령, 트럼프 측근 면담
美 보수 인사들, 한국 야권에 비판
"尹 계엄 이후 야당이 난동 부리고 있어"
"탄핵 주도한 세력, 한미동맹 약화시키려 해"
트럼프 측근, 尹 면담 사실에 다양한 해석 관측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국 하원 코리아스터디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하며 영 김 연방 하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국 하원 코리아스터디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하며 영 김 연방 하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맷 슐랩 미국보수주의연합(ACU) 공동의장을 지난달 중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슐랩 의장이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당시 면담에서 한국의 탄핵정국과 트럼프 2기 정부출범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슐랩 의장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양측간 면담 이후 트럼프 측을 비롯한 미국 보수층 인사들의 한국 야당 비판 목소리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대략적인 방향을 유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1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슐랩 의장은 국회가 지난달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자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바로 면담이 이뤄졌다.

슐랩 의장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백악관 국장을 지냈던 머르시디스 슐랩 ACU 의장의 배우자로, 부부가 모두 트럼프 당선인과 막역한 사이이다.
슐랩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사업가였던 시절 부터 대선 출마를 여러 차례 권유했고,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측근으로 활동해왔다.

이같이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가 야권이 주도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을 만났고, 이후 미국 보수층의 메시지가 한국 야당에 대해 비판적이었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머르시디스 슐랩 의장은 자신이 진행하는 ACU 방송에서 윤 대통령과 면담했던 맷 슐랩 의장이 최근 일본을 방문한 것을 언급, "한국에서 벌어진 상황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패널로 출연한 강경 보수인사인 고든 창 변호사에게 한국 상황을 물었다. 이에 창 변호사는 한국의 민주당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창 변호사는 "한국의 좌파정당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을 차단하고 여러 인사들을 탄핵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도를 넘은 일이지만 그 이후 야당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가차 없는 좌파 인사'로,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어 자신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전에 윤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에는 미국 공화당 소속 한국계 영 김 하원의원이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쓴 기고문에서 "북한의 공격성 증가와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영향력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면서 "미한동맹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 미국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미한동맹은 미국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국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세력들은 미한동맹과 미한일 3국 협력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민주당 등 한국 6개 야당이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고집했다"는 비판 내용을 탄핵 사유로 넣은 것도 주목했다.

아울러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 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말 VOA(미국의소리) 인터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한 민주당을 향해 "한덕수 권한대행까지 탄핵하는 건 야당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미국에선 공식적으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만 강조할 뿐 어떠한 반응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한국의 대통령을 면담했다는 것 만으로도 파생될 해석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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