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베테랑 불펜 투수 홍건희(33)에게 2025년은 중요한 시즌이다. 투수조 최고참으로서의 책임감뿐만 아니라 옵트아웃 행사를 앞둔 시즌이라 개인적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 두산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 허리를 든든히 지켰다. 팀 내 투수 중 2번째로 많은 65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지만, 홍건희는 만족보다 아쉬움을 먼저 이야기했다. 최근 잠실 구장에서 만난 그는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손가락을 다쳐 개막하고 3주 뒤에야 팀에 합류했다"면서 "팀에 부상자가 워낙 많아 젊은 투수들이 1군에서 버티는 걸 보면서 고참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홍건희는 의욕적으로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즌 종료 후 가족들과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다녀온 뒤 훈련에만 매진하고 있다. 몸 상태도 최고조다.
홍건희는 "시즌 끝나고 다시 몸을 만들 때 어깨를 많이 신경 쓴다"라면서 "부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지금은 근래 3~4년 중 어깨 상태가 가장 좋다. 순조롭게 몸을 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시절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홍건희는 2020년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된 후 기량을 꽃피웠다. 흔들리던 자신을 끝까지 믿고 꾸준히 기회를 준 두산은 홍건희에게 고마운 팀이다.
그는 "두산에 처음 왔을 땐 앞이 깜깜했다. 2년 동안 자리 잡지 못하면 은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두산과 잘 맞았고, 성적이 나다보니 자신감이 커져서 지금까지 신나게 공을 던졌다. 힘들기도 했지만, 그 자체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비시즌 김강률(37)이 LG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홍건희는 다소 이른 나이에 투수조 최고참이 됐다.
그는 "생각보다 빠르게 됐다. 베테랑이고 최고참이 됐으니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팀에 워낙 성실한 선수들이 많다. 후배보다 동료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치게 이끌어서 함께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홍건희에게 올해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두산과 2+2년 최대 24억 원에 첫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는데, 2025시즌을 마친 뒤 기존 계약을 파기한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최근 시장에서 불펜 투수들의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라 올해 좋은 성적만 낸다면 옵트아웃을 행사하고 '대박 계약'을 노릴 수 있다.
홍건희는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중요한 시즌"이라면서도 "너무 그쪽에만 집중하면 정작 시즌 준비에 방해가 된다. 최대한 생각 안 하면서 원래 하던 대로 할 생각이다. 야구를 잘하는 게 먼저다. 몸을 잘 만들어서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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