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지난해 국내 3대 기업 신용평가사(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저축은행 중 절반 이상이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3대 기업 신용평가사는 지난해 17곳의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저축은행 30곳 중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16곳 중 8곳이 하향 조정됐다. KB·키움·대신·고려·예가람·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KB는 A, 키움·대신·고려는 A-, 예가람 BBB+, 애큐온 BBB 등이다. OSB저축은행의 경우 'BBB 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등급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7곳의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모아저축은행을 BBB+안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OK·웰컴·키움예스·바로저축은행은 BBB+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JT저축은행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려갔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인 NH저축은행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3곳의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우선 JT친애저축은행의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인 KB·BNK저축은행도 신용등급 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이번 등급 하향에 따라 저축은행의 주요 수신 조달 방안인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 'BBB-'인 곳은 4곳에 달했다. 현재 퇴직연금감독규정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 이상을 충족한 저축은행의 예·적금은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편입될 수 있다. 퇴직연금을 통한 수신 조달 비율은 업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26% 수준으로, 주요 수신 조달원이다.
일례로 OSB저축은행은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등급이 강등돼 숫자가 늘었다. 일부 시중은행은 이미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BBB급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 판매도 자체 중단했는데, 자금 조달에 일부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을 부여를 취소하며, 자체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곳도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저축은행업권 업황을 '비우호적',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부동산PF 축소로 양적 부담을 개선 중이나, 저축은행의 PF 자산 특성상 열위한 사업 성과, 장기화하는 부동산 침체 고려 시 대손 위험이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업 기반 약화와 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부실 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자산 확대 및 영업 기반 회복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또한 올해 저축은행업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PF 관련 대손비용 부담 지속 및 건전성 저하로 올해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대비 추가적인 영업실적 저하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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