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라면 업계의 치열한 전쟁터가 이번엔 매운 크림 볶음 라면으로 확전하고 있다. 삼양식품(003230)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시장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지만, 농심(004370)의 '신라면 툼바', 오뚜기(007310)의 '카레크림면'에 이어 팔도까지 시장에 참전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 8일 신제품 '볼케이노 까르보나라'를 출시했다.
볼케이노 제품의 본래 제품명은 '볼케이노 꼬꼬볶음면'으로 2017년 꼬꼬면의 변형된 형태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기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의 미투 상품으로 평가되면서 2019년 단종했고, 수출 전용 제품으로만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다.
'볼케이노 까르보나라'는 기존 볼케이노에 크림소스를 더해 매운맛을 다소 낮춘 매운 크림 볶음면 형태다.
이같은 매운 크림 라면은 지난해부터 출시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오뚜기는 '오뚜기 카레' 55주년을 기념해 국물을 자작하게 조리하는 '카레크림볶음면'을 내놨다.
국내 라면 1위 업체 농심도 지난해 9월 신라면 툼바를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신라면 툼바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처럼 파스타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신라면 툼바는 출시 18일 만에 210만 개 판매를 돌파했고, 2달 만에 용기면 500만 개, 봉지면 600만 봉 등 1100만 개 판매고를 넘어섰다.
매운 크림 라면의 출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 제품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얻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까르보 붉닭볶음면은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한때 품귀 현상을 겪었다. SNS에서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선물 받은 미국의 소녀가 눈물을 흘리는 형상이 화제가 됐다.
농심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시장에 신라면 툼바를 내놓기 시작했고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도 시작했다. 까르보 불닭의 핑크색 패키징을 참고한 듯한 볼케이노 까르보나라 역시 동남아 시장 외에도 미국·캐나다 시장 진출을 예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제품 구별이 어렵고, 품귀현상까지 겪고 있어 원조를 넘어서진 못해도 유의미한 판매는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통계정보포털(TRASS)의 잠정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12억 4850만 달러로, 전년도인 2023년 9억 5240만 달러 대비 31.1% 성장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향 수출은 2억 16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고, 유럽 주요 5개국을 향한 수출도 1억 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다.
선발 주자인 삼양식품 측에서는 "기존 불닭 시절부터 미투 제품이 계속 나왔다"며 "원조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시장이 커져서 소비자들에겐 원조 제품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한 후발주자 업체 관계자는 "식품 업계에서는 워낙 비슷한 제품들이 많이 나온다"며 "시장 반응은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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