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일상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챗GPT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90만7660명으로 2023년 9월 25만6536명보다 약 7.5배나 성장했다. 전기자동차, 전기레인지,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일상생활 속 전기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전기레인지의 판매량은 가스레인지 판매량을 따돌린지 오래됐고 난방가전의 매출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일상 속 AI 사용 증가와 전기화로 전력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전력 총수요 추계치는 102.3GW로 2023년 8월 7일 기록한 역대 최대 100.6GW를 넘어섰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따르면 올 겨울 최대 전력수요도 97.8GW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 2023년 겨울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는 97.2GW였다.
전력수요는 당분간 계속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화와 AI 사용 증가로 인한 전세계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 소모량이 2022년 460TWh에서 2026년 620~1050TWh까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AI로 우리의 삶은 편리해지고, 전기화로 온실가스 감축 등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장점이 있다면 반드시 단점도 따라오는 법. '일장일단(一長一短)'의 사자성어처럼 우리는 '전력난'을 고민해야 한다.
챗GPT에 '전력난 대비'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자 에너지소비 패턴 개선, 신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 관리 및 투자, 에너지절약 캠페인, 수요관리 및 예측 강화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대한전기협회도 챗GPT가 제시한 전력난의 해결책 중 에너지소비 패턴 개선, 에너지절약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전기 절감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저소비·고효율 구조전환을 목표로 산업단지 소재 기업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노력으로 전국 84개 기업이 8.98GWh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절감 실적을 달성하는 놀라운 결과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 인구 4분의 1인 100만 가구의 1일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기업이나 개인의 크고작은 행동 변화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전력난 대비는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과제다. 이에 경진대회를 통해 확인된 성과와 경험은 수상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각 기업과 기관의 일상 속으로 더욱 깊이 스며들어야 할 것이다. AI와 전기화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노용호 대한전기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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