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5일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의 설 선물세트 코너. 물건을 한참 고르던 직장인 유모씨(40)는 "부서원 30명에게 돌리는 선물을 사러 왔는데 선물들이 대체로 가격이 올랐다"며 "아무래도 10만원대 과일 세트를 선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여파로 백화점 설 선물세트 시장도 '가성비' 트렌드가 뚜렷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지난주부터 일제히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 백화점 3사들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과 와인·디저트 등 구매 부담이 덜한 상품들을 대거 확대한 분위기였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49)는 사과와 배가 들어 있는 10만~15만원대 과일 선물세트와 그보다 저렴한 디저트용 치즈 세트를 거래처 선물로 구매했다. 김씨는 "지난 추석 때보다 과일 세트의 가격이 10% 가량 오른 것 같다"며 "다른 것도 다 올라서 과일세트를 샀지만 지난해와 같은 가격대로 수량은 좀 적은 것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가족 등 지인에게 줄 선물은 20만~30만원대 한우 세트가 대세였다. 고객 황모씨(64)는 "과거 직장 동료와 은사께 선물을 드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며 "고민 끝에 20만~30만원대 한우와 전복, 10만원대 한과를 샀다"고 했다. 그는 "중요한 사람들이다보니 너무 저렴하게 할 수도 없어 이전 선물만큼 가격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설 선물코너 직원 A씨는 "올해는 비싼 것보다는 중저가 선물이 많이 나가는 것 같다"며 "지난해보다 '회사에서 대량 구매하면 얼마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공식집계한 매출 상위권 상품들 또한 20만~30만원대가 대다수였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등심로스, 정육불고기, 정육국거리 등 명절 인기 부위로 구성한 '신세계 암소한우 다복'(25만원), 사과 5입·배 4입으로 구성된 '셀렉트팜 사과, 배 오복'(14만원) 등이 가장 많이 팔렸다. 현대백화점에서는 등심 로스, 살치살 등으로 구성된 '현대 한우 구이모둠 매'(37만원), 등심로스, 불고기가 포함된 '현대 한우 소담 죽'(24만원), 샤인머스캣과 사과·배·애플망고가 들어 있는 '현대명품 혼합과일 매'(11만원)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혔다. 롯데백화점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식재료를 함께 곁들인 '한우X트러플 오마카세'(37만원)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엄선한 상품을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구성한 20만~30만원대 선물세트 상품이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성비 소비 속에서도 백화점 3사 모두 지난해 대비 설 선물 매출액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15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전년 대비 설 선물세트 매출 증감율은 18.3%, 롯데백화점은 15%, 현대백화점은 13.8%로 집계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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