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단계 조치 '명령' 결정 땐
영업 정지나 합병·매각도 가능
금융당국이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저축은행 4곳에 '4등급(취약)' 등급을 확정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한 데 이어 추가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받는 저축은행이 나올지 주목된다.
영업 정지나 합병·매각도 가능
19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위에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건전성 지표와 관련해 저축은행 4곳을 대상으로 한 경영실태평가의 최종 평가등급을 전달했다. 이들은 '4등급(취약)'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3곳에 취약 등급을 확정했다.
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이거나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 적정성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 위험 금융사에 내리는 경영개선 조치(권고·요구·명령)로 최고 단계인 '명령'으로 결정될 경우 영업이 정지되거나 합병·매각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지난해 3월 말 기준 경영실태평가 때처럼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가 부과되거나 지표 개선 등을 감안해 조치가 유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대상 경영실태평가 결과도 정리해 금융위에 추가 통보할 계획이다.
최근 저축은행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건전성 부담과 대손비용 발생으로 재무안정성이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는 저축은행(30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곳이 등급 또는 등급전망 하향을 겪었다.
정호준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PF 축소로 양적 부담을 개선 중이나 저축은행의 PF 자산 특성상 열위한 사업 성과, 장기화하는 부동산 침체를 고려하면 대손 위험이 여전히 내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업 기반 약화와 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부실 위험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자산 확대 및 영업 기반 회복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인하로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대비 추가적인 영업실적 저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도 "올해 금리인하로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계속 나올 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적기시정조치 부과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은 코스닥 상장사 베셀에 매각을 추진 중이며, 안국저축은행은 수십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상상인그룹은 최대주주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문제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OK금융그룹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마쳤으며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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