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반도체 장비시장 7% 성장 전망
주성엔지니어링, 비메모리 공략
북미·대만 등으로 거래처 확대나서
한미반도체, HBM TC본더 증설
신성이엔지, 반도체 클린룸 기술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로 확장
주성엔지니어링, 비메모리 공략
북미·대만 등으로 거래처 확대나서
한미반도체, HBM TC본더 증설
신성이엔지, 반도체 클린룸 기술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로 확장

미국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변수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들은 을사년 새해 해외 거래처 확대와 함께 신사업 강화 등 실적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이 지난해 1130억달러(163조9630억원)보다 7% 늘어난 1210억달러(175조546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1390억달러(201조6612억원)로 반도체 시장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외 경기 침체로 인해 반도체 장비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이어 해외 거래처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감지된다.
우선 주성엔지니어링은 을사년 새해 해외 거래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필요한 물질을 정밀하게 입히는 증착장비에 주력한다. 특히 원자층증착장비(ALD)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증착장비를 활발히 거래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내수 시장에 이어 북미와 대만 등 해외 유수 반도체 업체로 장비 거래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위주였던 반도체 장비를 이보다 시장이 큰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분야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는 3-5족 화합물 반도체 양산 기술을 업계 최초로 확보했다"며 "신기술을 적용한 장비 상용화와 함께 해외 거래처 확대를 통해 실적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 역시 해외 거래처 확대와 함께 공장 증설 등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연면적 1만4400㎡ 규모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장비인 'TC본더' 7번째 공장이 된다. 이번 증설을 통해 한미반도체는 총 8만9530㎡ 규모로 TC본더 생산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매출액 기준 연간 2조원까지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와 비전플레이스먼트 등 반도체 후공정 장비에 주력한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로 쓰이는 HBM 공정용 TC본더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간다. HBM을 만들기 위해 D램을 여러 층 쌓아 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적당한 열을 가해 정밀하게 붙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장비가 바로 TC본더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AI 시장 급성장으로 HBM 수요 역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올해 매출액 목표인 1조2000억원, 내년 2조원 달성을 위해 임직원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에서 확보한 선도기업 이미지를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 분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간인 클린룸에 들어가는 공조장비 분야에 강세를 보인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산업용 공기청정기인 '팬필터유닛(FFU)' 분야에서는 업계 1위 자리를 이어간다.
신성이엔지는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에서도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회사는 이차전지를 만드는 드라이룸 안에 들어가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산업용 제습기를 만든다. 특히 초저습 드라이룸 기술을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올 한해 대외적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클린룸 장비와 이차전지 드라이룸 장비에서 확보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성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장비기업 대표는 "인공지능(AI) 시장 확산 속도,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변수가 있어 반도체 시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지난 2~3년 동안 반도체 투자가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에 올해는 일부 공격적인 투자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