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올해 부동산 기지개 펼까?...2025년 키워드 ‘반등’[읽어보고서 사]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23 06:30

수정 2025.01.23 06:30

2025년 부동산 키워드 ‘반등(Bounce Back)’
부동산 시장의 시중금리 하락 여부가 핵심
지식산업센터 등 개인 수익형부동산은 위축
오피스를 중심으로 상업용부동산 성장 가능성↑
주택 공급·입주 물량 감소에 전셋값 상승 전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읽어보고 사도 늦지 않습니다. 문제는 정부 출연기관과 한국은행, 각종 연구소까지 하루에 쏟아지는 보고서만 수십 개가 넘는다는 거죠. 다 읽어야 할까요?
숨 가쁜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 해설 시리즈 [읽어보고서 사]는 화·목·토 아침 6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어젯밤 여의도에서 가장 '핫'했던 이야기만 요약해 드립니다. 놓치면 후회할 보고서, PC에 차곡차곡 쌓아둘 보고서, 알짜만 쉽게 풀어쓴 기사를 오늘부터 챙겨보세요.
[파이낸셜뉴스]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생각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르시나요? 주택공급 부족,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 신축 아파트 선호, 비(非)아파트 시장 위축 등 여러 가지 후보군이 떠오르는 데요. 확실한 건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수익 감소, 리스크 증가의 어려움이 확대됐다는 겁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양극화에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여기 2025년 한국 부동산 키워드로 ‘반등’을 선정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2025년 부동산 10대 이슈’를 펴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입니다.

■기준금리에 쏠리는 눈...하락·폭 속도가 반등 시점 결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연구소는 경제 불안요인의 해소, 성장 동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올해 부동산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면 가계 소비가 줄고 기업의 비용절감 기조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관련 지출이 감소한다는 분석인데요. 특히 가계 주거비 지출, 기업·자영업자의 부동산 임차료 등이 감소하며 부동산 현금흐름이 약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투자 시장에서도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보다 투자규모가 크고 환금성이 낮은 부동산 투자를 줄이거나 투자 시점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동산114에서 지난해 실시한 ‘2025년 주택시장 영향요인 설문’에서도 대외 경제여건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단, 연구소는 국내 경제의 불안 요인이 해소되고 경제 성장동력에 대한 신뢰가 조기에 회복된다면 미뤄진 투자수요가 집중돼 부동산 투자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기준금리 하락의 폭과 속도가 반등 시점을 좌우한다는 분석인데요.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치(대신증권 2.75%, 신한금융투자 2.50%, 삼성증권 2.25%, 하나금융연구소 2.25%)는 금융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 만은 분명합니다.

연구소는 금리하락이 개인 투자보다 기관 참여 상업용부동산 시장에 더욱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주택 구매의 95% 이상을 가계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주요 과제로 부각되면서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주담대 금리의 하락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도입돼 스트레스 금리는 상향(최대 1.5%p)되고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인하되는 등 대출규제는 강화될 전망입니다.

대출규제가 유지·완화되거나 금리하락 기대감이 더욱 커질 경우에는 주택 매입심리가 확대될 전망입니다. 상업용부동산·PF대출 시장에서는 금리하락이 투자심리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차주 신용도에 따라 금리 하락의 효과가 차별화될 수 있습니다. 연구소는 가계·개인사업자보다는 신용도가 높은 기관·기업 대상 대출이 먼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업용부동산은 오피스 등 우량자산으로 투자 쏠림 심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부동산 섹터별로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상업용부동산에서는 오피스 이외 섹터의 임대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합니다. 대표적 우량자산인 오피스는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물류센터의 공실률이 크게 상승하는 등 다른 부문의 경우 임대실적 악화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3·4분기 섹터별 공실률을 살펴보면 서울 오피스는 5.3%, 서울과 경기의 중대형 상가는 각각 8.3%, 10.7%, 그리고 수도권 물류센터는 17.1%에 달했습니다.

오피스 시장에서도 기관이 투자하는 대형 빌딩은 공실률이 낮지만,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의 임차 비중이 높은 중소형 오피스는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공실률이 높은 편입니다. 지난해 3·4분기 서울 도심·강남·여의도·마포의 오피스 규모별 공실률도 대형(6.8%, 1.5%, 2.0%)보다 중소형(9.1%, 7.4%, 5.0%)이 더 큰 상태입니다.

아울러 물가상승, 경제부진 우려로 비용절감 기조가 확산할 가능성이 커 임대시장 양극화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전셋값 중심으로 투자가 회복되고 있으나, 우량자산 선호가 늘고 성장영역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고금리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업용부동산 투자가 급감했으나, 전셋값 중심으로 투자가 늘면서 2024년 거래(41조원)는 2020~2022년 연평균 거래규모(47조원)의 90%에 근접했습니다.

또 물류센터를 비롯해 오피스 이외 투자가 더욱 매우 감소하면서 전셋값 주요국과 달리 상업용부동산 거래에서 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이후 다시 증가해 2024년에는 50%를 웃돌았습니다.

오피스 섹터에서도 고금리 영향 등으로 가격상승률이 둔화하면서 가격 하방 경직성이 큰 우량 자산 선호가 확대되고 있고, 일부 투자기관은 데이터센터, 임대주택, 수십 개가 등 성장영역으로 투자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십 개가 상승률은 2021년 16.9%에서 지난해 1·4~3·4분기 3.4%까지 떨어졌습니다.

■지산·상가·오피스텔 등 개인 수익형부동산은 회복 어려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반면 개인이 주로 투자하는 지식산업센터, 상가, 오피스텔 시장은 올해에도 크게 위축될 전망입니다. 금리상승과 내수부진의 영향으로 공실 위험과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지식산업센터, 상가, 오피스텔 등 개인투자 비중이 높은 수익형부동산 투자는 신축과 기존 물건 모두 2022~2023년부터 급감했습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서울시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지난 2021년 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4~3·4분기 4000억원으로 주저앉았습니다.

매수세가 크게 감소했지만 매도 물건이 늘면서 가격도 지속적인 하락세입니다. 비교적 임차수요가 풍부한 서울시 지식산업센터의 가격도 2022년 전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했습니다.

3기 신도시, 도심복합개발 등으로 향후 수익형부동산이 계속 공급될 수 있다는 점도 수급균형에 부담을 줍니다. 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수도권·지방 오피스텔 분양(예정) 물량은 지난 2023년 3700실, 3100실에서 올해 5100실, 9400실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같은 대출 강화, 경공매 증가 등 영향으로 2025년 수익형부동산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입니다.

이미 분양된 지식산업센터·상가의 중도금 연체가 늘어나면서 금융기관도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 등에 대한 수익형부동산의 담보대출 취급을 더욱 관리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3·4분기 기업규모별 기업대출 증가율은 대기업 10.6%, 중소기업 2.9%, 개인사업자 2.4% 수준입니다.

결론적으로 대출 미상환 등으로 경공매로 출시되는 할인 물건이 증가하고 있어 일반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투자수요와 가격은 2025년에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 상가·오피스텔·근린시설 경매건수는 2022년 1만1800건에서 지난해 1~11월 1만950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연구소는 “가격 하락으로 저가 할인매입 기회는 존재하나, 자금조달 및 공실 발생 위험 등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택공급 감소에 2025년 전셋값은 상승 전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올해 전셋값은 상승할 전망입니다. 착공 감소로 주택 준공물량이 줄고 정비사업 비중이 큰 수도권은 착공 증가가 더욱 어려워서인데요. 공사비 상승 등으로 2022년부터 착공이 감소하면서 수도권은 2024년부터 주택 준공 물량이 감소했고 2022~2023년 착공 급감의 영향으로 2025~2026년에는 준공 감소가 더욱 심화할 전망입니다. 실제 수도권 주택 착공건수는 2021년 30만호에서 지난해 1~10월 12만4000호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토지비·건축비 등 개발원가가 상승하고 PF 시장 자금조달 둔화, 건설업계 재무실적 둔화, 선별 수주 기조 등 개발업계 사업추진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단기간 내 착공 증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수도권은 아파트 공급물량의 30%가 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데, 재건축 분담금 증가 및 부담금 부과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공급 확대에 더욱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전세대출 규제에도 수도권에서는 입주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 전망이 우세합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00호) 입주장이 진행되었지만 서울 강동구 전셋값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2009년 잠실(1만8000호), 2019년 송파(헬리오시티 1만호), 2019~2020년 고덕(9000호) 입주 시에도 단기 하락 이후 회복한 바 있습니다.

올해 서울(동대문, 반포), 경기(광명) 등에서 입주물량이 늘어나지만, 수도권 전반적으로는 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2년 18만5000호에서 올해 13만2000호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정부에서 전세대출 규제(보증비율 하향, DSR규제는 적용 이연)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전세대출 수요가 다소 감소할 수 있으나 공급부족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입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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