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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얼어붙은 기업경기...“2020년 9월 이후 최악”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23 06:00

수정 2025.01.23 06:00

한국은행, 2025년 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요약) 발표
전월 대비 1.4p 감소한 85.9...4년4개월 만에 최저치
원·달러 환율 상승에 화장품 등 제조업 수출 개선됐지만
中企 비용부담 확대에 비제조업 건설경기 둔화 영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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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달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지난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까지 급락했다. 일부 제조업의 수출이 개선됐지만, 비제조업의 경기심리가 건설경기 둔화로 4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결과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을 두고 대기업의 기업심리는 수출 개선 기대에 힘입어 지난 2023년 10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의 기업심리는 비용부담 심화로 53개월 만에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개월 연속 주저앉은 기업심리, 52개월래 최저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요약)’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5.9로 전월보다 1.4p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4개월 만에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뒤 3개월 연속 하락세이자 2020년 9월(83.4) 이후 최저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달 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1.9p 상승한 89.0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3.1p)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합성수지,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화학물질 및 제품의 실적이 반등했고 전기장비도 케이블 업체를 중심으로 해외 신규 수주 및 수출 개선이 개선됐다. 1차 금속은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비제조업의 제품 수출이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양극화가 심했다. 대기업이 4.0p 높아진 92.3을 기록하며 지난 2023년 10월(6.4p) 이후 최대폭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0.4p 하락한 85.3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8월(84.6) 이후 최저치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경우 대기업은 수출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응답했으나 중소기업은 비용부담으로 느끼면서 악화 요인으로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지난해 6월(4.0p) 이후 최대 상승폭인 2.2p 오르며 93.7을 기록했고 내수기업도 한 달 동안 1.8p 오른 87.1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90.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3.9p 하락한 83.6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9월(79.1)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주택건설, 부동산 경기 둔화 지속으로 매출 및 채산성이 악화했다. 정보통신업도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중심으로 매출이 줄며 부진했고 유가 및 환율 개선됐지만, 비제조업의 비용 부담 증가로 운수창고업도 악화됐다.

■다음달 경기는 좋아질까...“8개월래 최대폭 상승 전망”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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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85.4로 전달보다 2.5p 상승했다. 지난해 5월(2.9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기업 규모별로 나눠보면 제조업이 전월대비 3.6p 상승한 89.1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3.7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90.3을 기록한 비제조업도 전월대비 1.7p 상승하며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5월(4.2p)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황 팀장은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한 기업심리가 이달에는 미국 신정부 통상정책 변화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통상정책과 관련한 변수들은 계속 존재하고 내수의 경우 건설 등 마이너스 요인이 있어 반등하기 위해서는 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그다음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제조업의 경우 환율 비중은 전월에 비해 상승(2.3%p)한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 비중은 전월에 비해 하락(-2.0%p)했다. 비제조업은 자금부족 비중은 전월에 비해 상승(1.5%p)한 반면, 불확실한 경제상황 비중은 전월에 비해 하락(-4.1%p)했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3.4p 상승한 86.7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6월(4.2p)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88.1로 전월보다 1.3p 감소했다.
지난 2020년 11월(87.6) 이후 최저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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