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나치·히틀러·게슈타포'…尹 옥중정치 발맞춰 거칠어진 여권 입

뉴스1

입력 2025.01.22 15:33

수정 2025.01.22 15:33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협의된 바가 없다며 출입을 제한했다. (공동취재) 2025.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협의된 바가 없다며 출입을 제한했다. (공동취재) 2025.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한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한층 고무된 모습이다.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내며 '옥중 정치'를 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발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은 '히틀러', 민주당은 '나치', 공수처는 '게슈타포', 헌재는 '李 절친'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이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헌법재판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등 4곳을 향해 공세를 쏟아냈다.

당 지도부의 발언 수위는 연일 높아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나치'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히틀러'에, 공수처를 '게슈타포'에 빗댔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2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과 나치는 100년의 시차를 두고 태어난 독재의 쌍둥이"라고 지적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향해선 이 대표의 '절친'으로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를 찾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은 매우 성급하게 일주일에 두 번씩 변론 기일을 잡는 등 빨리 진행되고 있고 그보다 먼저 접수된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의 진행 속도는 늦다"며 "문 대행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와 절친이다. 누구보다 가깝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를 언론과 경찰이 유도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경찰이 시위대가 건물로 들어갈 수 있게 길을 터주며 '진입유도'를 기획했고, JTBC는 이 틈을 타 시위대와 함께 건물로 들어가 과격시위 현장을 극우 유튜버의 소행으로 날조해서 보도한 것이라면, 이것은 경언유착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 궤멸' 위기감 속 남은 건 '여론전' 카드 뿐…尹 옥중정치에 발 맞춘 與

국민의힘 지도부가 발언의 수위를 높이는 배경엔 최근 높아진 당 지지율이 있다. 최근 전국지표조사(NBS), 갤럽, 리얼미터 등 소위 3대 여론조사 기관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섰다. 당내에선 대대적인 반격으로 민주당에 대한 반발 여론을 부추긴 게 강성 지지층 결집에 효과가 있었단 평가가 우세하다.

윤 대통령도 지지층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내며 옥중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해 부정선거 의혹을 거듭 꺼내 들며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강한 갑(甲)"이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지난 19일엔 옥중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 17일 구속영장 청구 직후엔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며 지지층을 향해 결사항전 의지를 강조했다.

여당과 윤 대통령이 중도층 민심 이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남은 카드가 '여론전' 외 마땅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탄핵심판이 여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겨낭해 검·경·공수처 수사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윤 대통령과 거리두는 모습을 보일 경우 사실상 보수 진영이 궤멸할 거란 위기감도 국민의힘의 강경 발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의 분열이 정권을 내놓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학습효과다.

게다가 국민의힘 의원 개개인으로선 탄핵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엄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탄핵 이후 지방선거, 총선 정국에서 전통적인 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수월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영남에선 지지자들이 배신의 정치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을 이해할 수 없어도 그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정말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보수 궤멸 상태에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 강경 보수와 온건 보수가 분열하고, 당의 핵심 축이 무너지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이 당에선 보수의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이 당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당 지도부는)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강경하게 대야 공세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