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尹사건' 36일만 다시 검찰 넘긴 공수처…그간 무엇을 했나?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23 13:30

수정 2025.01.23 13:37

공수처, 檢에 조기 이첩하며 '빈손 수사' 비판
윤 대통령 조사 거부하며 수사 진전 없어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오 공수처장은 이날 출근하며 체포·구속 후 조사에 연일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오 공수처장은 이날 출근하며 체포·구속 후 조사에 연일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건을 검찰에 조기 송부하면서 사실상 '빈손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체포영장 집행과 구속영장 발부에는 성공했지만, 윤 대통령 조사에 거듭 실패하면서 사실상 뚜렷한 성과 없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공소제기 요구 처분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어 윤 대통령을 기소하려면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당초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구속기한을 오는 28일까지로 봤다.

이로 인해 이르면 24일 검찰에 사건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거듭 실패하면서 예상보다 더 빠르게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에서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된 지 36일 만이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법리 검토 등 수사에 착수했고, 이튿날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받아 윤 대통령을 내란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지난달 8일 검찰이 내란 핵심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해 구속하자 공수처는 사건을 넘기라며 이첩 요청권을 발동했다.

그 사이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와 공조수사본부를 꾸렸고,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이후 지난달 18일 공수처는 검찰과의 협의 끝에 윤 대통령 사건을 넘겨받았다.

이때부터 공수처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지만, 윤 대통령을 체포·구속하는 데까진 난항을 겪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응하지 않았고, 이에 지난달 30일 법원으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으나 경호처에 막혀 실패했다.

이후 공수처는 법원으로부터 또다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5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인 윤 대통령 체포에 성공했다. 이마저도 2차례에 걸친 집행 시도에 나서는 등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조사하는 덴 번번이 실패했다. 체포 당일 청사에서 10시간 40분가량 윤 대통령을 조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발동 요건을 판·검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만 남긴 채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조서에 서명·날인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구속된 뒤에도 공수처의 조사 요구에 지속 불응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최후의 수단으로 윤 대통령을 조사실로 강제구인하고자 서울구치소에 검사·수사관을 세 차례나 보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일체 거부해 현장조사는 실패했다. 전날 윤 대통령 비화폰 서버 등을 확보하기 위한 대통령실, 관저 압수수색 시도 역시 불발됐다. 결국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 한 번 하지 못한 채 자체 계산한 1차 구속 기한인 28일보다 닷새 빠른 이날 검찰에 사건을 넘기게 된 셈이다.

이로써 공수처 '무용론'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지난 2021년 1월 출범 후 4년 내내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내지 못해 수사력 부족 논란에 시달려왔다.
실제 공수처가 출범한 이후 직접 기소한 사건 가운데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아직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 사건 역시 '빈손 수사'라는 말이 나오면서 공수처 수사력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법조계에서 전망한다.


다만 공수처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에 병력투입을 얼마나 원했는지, 비상계엄 직후 국회의원 체포와 또 다른 비상계엄 언급한 진술 등을 다수 확보했다"며 "구속 이후 피의자 신문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검찰이 추가 수사를 하는 게 진상 규명에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자평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