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연우는 지난 26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연출 진혁)으로 처음 사극에 도전했다. '옥씨부인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로, 9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왔다.
연우는 극 중 옥태영에게 외지부 일을 배우며 열정을 불태우는 차미령 역으로 분했다. 차미령은 힘든 이들을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상냥하고 따뜻한 마음씨와 할 말은 하는 당당함을 갖춘 여인으로, 옥태영과 비슷한 점이 많은 인물이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도 감추고 있던 인물. 중반부가 지나면서 차미령이 옥태영에게 복수심을 품었던 송씨 부인(전익령 분)의 복수 계획으로 인해 옥태영 남편 성윤겸의 동생 성도겸(김재원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 반전을 안겼다.
차미령은 자신의 어머니가 복수를 위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이용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고, 이 사실을 옥태영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어머니의 복수 계획을 막았다.
연우는 지난 2016년 걸그룹 모모랜드로 데뷔한 후 2018년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로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라이브온'(2020), '달리와 감자탕'(2021), '금수저'(2022),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2023) 등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우리, 집'과 '개소리'에 이어 '옥씨부인전'까지 필모그래피를 꽉 채웠다. "아등바등 열심히 했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연우를 만나 '옥씨부인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캐릭터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은.
▶가진 것에 비해 욕심이 많은 편이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편인데, 극 중 김재원 씨와 싸우는 감정신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안 나오니까 힘들었다. 제가 계속 '한 번만 더' 해서 재원 씨가 더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너무 고맙게도 그걸 다 맞춰주고 오히려 더 감정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미령 캐릭터 자체가 복수를 위해 독기를 품고 있는데 그런 장면을 연기하면서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게 컸다. 어머니에게 사랑받고자 해서 복수에 가담하는 인물인데 그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용된다는 감정을 기반으로 나쁜 짓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
-임지연과 호흡은.
▶안 좋아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더 글로리' 할 때부터 너무 좋아했다. 연기를 하면서 언니를 정말 배우로서 더 존경하게 되고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정말 사람이 눈으로 많은 걸 표현할 수 있구나 크게 느꼈다. 미령이가 떠나려고 했던 신에서 옥태영이 잡는 신이 있는데 원래 눈물을 흘린다는 지문이 없었다. 그런데 언니 얼굴 보고 눈을 보니 눈물이 나오더라. 감정이 이렇게까지 나올 수 있게 끌어주는 거니까 상대방이 정말 이렇게까지 해주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정말 멋진 배우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더 글로리'의 어떤 면이 인상적이었나.
▶언니가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하얗고 눈은 까맣고 몰티즈 같다.(웃음) 언니한테도 '언니 몰티즈 같아요' 한 적이 있는데 언니가 '뭐래' 하고 말았다.(웃음) '더 글로리'에서도 너무 악역인데 가끔 귀여운 얼굴일 때가 있다. 그게 되게 좋았다. 저는 그냥 팬이다. 사람 좋은데 이유는 없는 것 같다.(웃음)
-김재원과 잉꼬부부 호흡은.
▶저는 애교스러운 연기를 별로 해보지 못해서 고민이 많았다. 평소에 그런 표현을 잘하는 편도 아니기도 했다. 재원 씨는 그래도 로맨스를 해봤고 나이가 어린데도 굉장히 다정하더라. 그래서 많이 의지했다.
-상상임신이라는 설정도 표현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
▶작가님이 처음에 대본을 주셨을 때 '어린데 이런 걸 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사실 그 정도로 어린 나이도 아니고 표현에 있어서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아이를 단순히 잃었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연결해 주는 뭔가를 잃은 거다.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니까 막상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더 이상 어머니도, 복수도 없지만 내 마음을 가득 채워준 뭔가가 사라졌다는 감정은 그래도 자연스럽게 잘 나온 것 같다.
-시청자들이 '옥씨부인전'을 사랑해 준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그 시대에 관련된 내용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에 대입해 봐도 성소수자에 대한 얘기도 다루고 신분과 계급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그런 내용들이 시청자분들한테 잘 와닿았던 게 아닐까 싶다. 단순히 사극이고 먼 얘기라서 좋은 거라기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얘기 같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또 배우분들 연기도 있고 글이 주는 따뜻함도 있는 것 같다. 정말 읽기만 해도 감정이 전해지는 글인데 작가님이 정말 마음을 울리게 쓰셨다.
-다음에 사극을 한다면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나.
▶다음에는 마음 아픈 일 없이 사랑받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사극이 아니어도 편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N인터뷰】 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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