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적은 비용으로도 미국의 AI 기업들에 버금가는 기술을 보여준 것으로 인한 충격에 대해 이것이 과장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딥시크가 내놓은 AI모델 소식에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가 이날 14% 폭락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주가 또한 3% 떨어지는 등 매도가 이어진 것에 대해 사용된 반도체 등 아직 딥시크 관련 의문점이 있으며 미국 AI 기업들을 침몰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시총은 미국 역사상 하루에 가장 규모가 큰 6000억달러(약 867조원)가 증발했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가 적은 비용으로 첨단 AI모델을 개발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산운용사 번스틴의 스테이시 래스곤은 노트에서 “딥시크가 500만달러(약 72억원)로 오픈AI 같은 기업이 될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으며 TD코언의 조슈아 북올터는 “딥시크로 인해 투자자들은 먼저 발포를 하고 질문을 나중에 하고 있다”라고 했다.
씨티그룹의 아티프 말리크는 “딥시크의 성과는 획기적일 수 있으나 첨단 GPU를 사용하지 않고는 의문이 든다”라고 밝혔다.
저널은 딥시크 충격에도 AI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며 투자 규모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양은 AI 경쟁을 옛 소련의 우주 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와 비교하면서 우주 경쟁이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고 상기시키며 경쟁 증가가 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 드물다고 노트에서 설명했다.
메타가 올해에만 AI에 650억달러, 지난주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합쳐서 AI인프라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AI 기술 지출 비용은 줄어들지 않고 급격히 증가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는 첨단 ‘프론티어 모델’은 계속해서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딥시크는 게임체인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AI와 가상화폐 차르(수장)로 지명된 벤처 자본가 데이비드 삭스는 소셜미디어 X에 딥시크 모델 뉴스는 AI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AI 안전 관련 규제 행정 명령을 폐기한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틱톡에 이어 딥시크의 보안 문제도 점차 거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주 과학부 장관 에드 휴식은 호주 ABC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딥시크의 데이터와 사생활 관리 등 아직 문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BBC 방송은 딥시크가 사용자의 e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생년월일 등 개인 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있는 '안전한 서버'에 저장시키고 있으며 입력하는 문자와 음성, 채팅 기록, 사용자의 스마트폰 기종, 운영체제(OS), 자판 사용 패턴 또한 '안전과 보안, 안정 향상을 위해 사용한다'는 사생활 정책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사이버 정보업체 옥스퍼드 인포메이션 랩스 최고경영자(CEO) 에밀리 테일러는 “기밀이나 국가 안보 관련 종사자들은 AI모델 사용에 있어서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