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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동원그룹이 육고기가 포함된 조미 식품의 할랄 인증을 처음으로 추진하면서 약 2조 달러 규모의 할랄 시장에 진출한다. 그동안 동원은 참치, 김 등 수산물이 할랄 인증을 받은 적은 있지만 조미 식품의 할랄 인증 추진은 처음이다. 첫 진출 국가로는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을 유력히 검토 중이다. 내수 시장 침체와 맞물려 식품사들의 할랄 시장 공략에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의 종합식품회사인 동원F&B는 요리 양념 전문 브랜드 '하루미'의 할랄 인증을 추진 중이다.
동원은 우선 하루미 브랜드를 국내에 출시 한 뒤 이르면 연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공략 국가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등 중동 할랄 시장을 겨냥하기로 했다. 하루미는 동원F&B의 액상 조미료 '동원 참치액'과 분말 조미료 '참치다시'에 이은 조미 소스 제품이다.
하루미 양념 소스는 소갈비, 소불고기, 돼지갈비, 돼지불고기 등 고기 양념 4종이다.
동원은 기존에 참치와 김 등 수산물에 한해 할랄 인증을 받은 적이 있지만, 육고기가 포함된 조미 식품의 할랄 인증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할랄 인증은 이슬람 사회에서 규정한 할랄 방식으로 제조된 상품임을 공인받는 제도다. 할랄 식품은 기준이 엄격한 만큼 '할랄 인증 취득'이 필수다. 육류 중에서는 이슬람식의 알라 이름으로 도살된 고기(염소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만 이용 가능하다.
동원F&B 관계자는 "국내에 먼저 하루미 브랜드를 출시한 뒤 성과를 바탕으로 수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해외 수출이 가시화되면 할랄 인증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할랄 시장은 약 2조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18억명(전체 인구의 24%)이다. 이는 중국 시장의 1.6배에 달한다.
할랄 식품은 무슬림 인구뿐만 아니라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건강식과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할랄 시장 진출에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농심의 경우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을 비롯한 다양한 맛의 라면 제품을 출시하며 할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농심은 오만과 사우디 지역 스마트팜 수출 사업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와 호빵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고, 대형유통 및 소규모 마켓에 입점해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팔도는 비락식혜 등 음료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사우디, 카타르 등 중동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인 SPC그룹은 지난달 할랄 시장을 겨냥해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조직에 AMEA 본부(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본부)를 신설했다. 이는 할랄 인증 기준에 맞춰 올해 초 가동 예정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제빵 공장 완공을 앞두고 이슬람권 국가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할랄 식품이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비무슬림 국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내수 시장 침체와 맞물려 식품업계의 할랄 시장 진출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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