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손님 늘어도 매출 뒷걸음질'..K면세점, 구조적 불황 왔다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30 16:08

수정 2025.01.30 16:08

연합뉴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국내 면세점 업계가 코로나19 시기에 바닥까지 추락했던 이용객 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매출은 뒷걸음질 치는 '구조적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각국의 해외 여행 제한 조치가 풀려 여행객이 늘었지만 중국 경기 침체와 강달러 등으로 면세점 객단가가 급감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했던 면세점들이 생존 위기에 몰리면서 올해가 수익성 회복의 중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이용객 수는 284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209만1000명)에 비해 28.8% 증가한 수치다.

면세업계가 호황이던 2019년(4844만4000명)에는 못 미치지만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방문객 수가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코로나19가 정점이던 2021년 677만1000명, 2022년 1083만2000명을 기록한 데 비해 2023년과 2024년 이용객 수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용객 회복에도 면세점 매출은 오히려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K면세점들의 연간 매출액은 104억4500만달러(15조원)였다. 2019년 213억1800만달러(30조7000억원)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규모다. 면세점 매출 규모는 2021년 155억7300만달러, 2022년 137억8000만달러, 2023년 105억2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까지 지속 하락하고 있다.

방문객수 증가폭을 고려하면 객단가가 대폭 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선 강달러, 중국 경제 침체 등을 근거로 들었다. 면세점 상품은 달러로 가격이 매겨져 환율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기 침체로 핵심 고객인 중국인 이용객들이 중저가 브랜드에만 지갑을 열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내 면세점 매출도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중국 내 경기 침체 문제가 클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다이궁(중국 보따리상)도 환율 부담을 지면서 굳이 우리나라 면세점에 와서 물건을 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면세점들은 한결같이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면세부문(TR) 지난해 매출은 3조2819억원, 영업손실은 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 영업손실은 279억원으로 전년동기(-183억원)와 지난해 3·4분기(-170억원)와 비교해도 적자 폭이 커졌다.

업계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중국 고객의 소비 변화 등은 단기적 변수가 아닌만큼 면세점 시장의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주요 면세점들은 적자의 주요인인 다이궁 매출 비중을 줄이고, 고객 다변화 전략을 통해 영업손실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 들어 다이궁과 전면 거래 중단을 선언한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업형 보따리상은 할인율이 높다 보니 거래를 할 수록 수익이 계속 악화됐다"며 "지금은 면세점이 매출액을 키우고 사업을 확장하는 시기가 아니라 버텨내는 시기라 비용 감소를 통한 수익성 강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