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3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작업을 시작도 못한 실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의 경우 통상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었는데, 회장 선거가 탄핵정국과 맞물리며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한 영향이다.
3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4일까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첫 단계인 이사회 소집을 하지 않았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을 위해선 이사회 소집권자인 오화경 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이사회 소집 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이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그간 관례적으로는 선관위·회추위를 선거일로부터 40일 전 구성해 왔다.
다만 오 회장의 경우 다음 달 16일이 임기 종료일인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선관위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아,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가 구성되면 규정상 선거일로부터 14일 전 선고 공고를 내지만, 다만 이 일정 조정조차 변경은 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관위·회추위가 구성되지 못하며,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임기 종료 전 차기 회장 선출은 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 현 오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 때까지 무기한 직을 더 수행하게 된다. 과거 이순우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12월에 임기 만료였으나, 18대 회장 선거가 늦어지며 한 달가량 직을 더 유지한 사례도 있다. 당시 이 전 회장이 '업무 공백' 방지 차원에서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현 회장이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른 금융협회와 같이 저축은행중앙회 정관을 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선거가 연기된 배경은 '하마평'이 전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관료' 출신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후 탄핵정국과 맞물리며 마땅한 '관 출신' 후보군의 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영향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 여부가 나올 때까지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미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내에선 오 회장의 연임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후보군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이사회 소집권자인 오 회장이 직접 이사회를 소집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권의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일관된다.
업권 전체에 영향을 끼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와 함께, 6년여 만에 이뤄진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인수합병(M&A) 규제 완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이다. 업권 전체가 어려움 속에 있어 신규 인사가 오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와 함께, 오 회장이 연임에 나서 더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연임 제한 규정도 없고, 오 회장도 연임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임기 전 차기 회장 선출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며 "정국이 안정되고, 출마 의지가 있는 후보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 회장은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로 곽후섭·이순우 전 회장과 같이 관료 출신이 아닌 업계 출신의 인사다. 과거 최병일·명동근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연임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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