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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그리 정신만으론 안돼..새 PMP 찾아야" 우나리 멘트리 대표[일본서 기회 찾는 한국 스타트업(4)]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2 12:10

수정 2025.02.22 18:05

"헝그리 정신만으론 안돼..새 PMP 찾아야" 우나리 멘트리 대표[일본서 기회 찾는 한국 스타트업(4)]


[파이낸셜뉴스] "'헝그리 정신'으로 무턱대고 도전하면 실패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제품 시장 적합성(PMF, Product-Market-Fit)을 찾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출해야 한다"

우나리 멘트리(Mentree) 공동 대표 겸 레이다랩 대표(사진)는 22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우 대표가 지난 2022년 설립한 멘트리는 해외 진출을 하고자 하는 기업, 해외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 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이미 현지에서 활약하고 계신 한국인 멘토들이 온라인 멘토링을 통해 궁금증과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15개국에서 100명이 넘는 멘토들이 각국의 취업 준비 방법과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야후재팬서 개발자로 14년 일하고 퇴사, 40살에 창업

멘트리에는 일본에서 20년 넘게 거주하며 취업과 창업을 모두 경험한 우 대표의 경험 및 노하우가 담겨 있다.



우 대표는 지난 2003년 일본으로 건너와 SI(시스템통합) 회사에서 계약직 개발자로 2년을 일하고 3년 차에 야후재팬으로 이직했다. 야후재팬에서 14년간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UI(사용자경험)/UX(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광고 비즈니스 책임자, 조직 총괄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었다.

우 대표는 "당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컴퓨터 전공자가 별로 없었는데 정말 우연한 기회에 취업이 되서 일본으로 오게 됐다"며 "이후 야후재팬 검색 엔지니어로 입사해 Q&A 서비스(지혜부끄로)와 퍼포먼스 광고 플랫폼을 만들면서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우 대표가 서비스 개발에 참여한 '지혜부끄로(지혜 꾸러미)'는 우리나라의 '네이버 지식인'처럼 사용자 간 질문과 답변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는 서비스다. 모두 일본에서 가장 큰 서비스로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 대표는 이후 야후 재팬을 나와 2018년 자원 순환 플랫폼 '레이더랩', 2022년 글로벌 멘토링 플랫폼 '멘트리'를 연이어 창업했다.

그는 "두 회사 모두 풀리모트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조직으로 운영중"이라며 "계약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이트 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불확실성이 크고 우수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日 창업 생태계, 韓과 모든 점에서 달라..모르면 성공 어렵다

우 대표에게 일본과 한국의 창업 생태계의 차이점을 묻자 "모든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은 도전적이고 급진적이며 새로운 것과 감각적인 것에 열광하지만 일본은 안정적이고 체계적이며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한국인들은 공동체와 집단을 중시하며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주목하는 반면 일본은 소심한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협업과 조화를 중시한다.

또한 한국은 효율성과 유연성을 중심으로 직접적이며 솔직함을 높게 사지만 일본은 정확성과 계획성, 시간준수와 약속 이행에 주목하며 간접적이고 예의와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 대표는 "이런 특성은 매니지먼트, 채용시장, 마케팅, 서비스개발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며 "한국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일본에서는 꼭 필요하고, 한국에서 너무 당연했던 것들이 일본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채용이 정말 어렵다고 우 대표는 설명했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일본 사람들은 연봉을 배로 준다고 해도 잘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금 받는 연봉으로 사는데 지장이 없거나 연차가 어느정도 되면 꽤 많이 주는 회사도 많아서 채용 시장으로 잘 나오지도 않는다. 우 대표는 "그런데 좋은 네트워크가 생기고 원하는 인재가 있는 곳에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 '이 사람이 진짜 이 연봉으로 우리와 일을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람을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업과 조화를 중요시 하는 기업 문화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우 대표는 "특정 서비스를 도입하면 획기적인 업무 효율화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해도 조직원들에게 해당 서비스를 교육시키고 적응시켜야 하는 비용이 크다면 도입하지 않는다. 늘 상담하고 세세한 것까지 자주 보고하고 연락하는 일본인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일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해내는 민족은 한국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사 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단계가 많은 것도 한국과 큰 차이점이다. 우 대표는 "이 때문에 의사결정자를 잘 만나지 않으면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오래 걸린다"며 "쓸데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日 매력적인 시장..마켓리서치·사람과 문화 이해 노력 선행돼야

우 대표는 "일본에서 비즈니스와 매니지먼트는 한국과 정말 많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 시장을 쉽게 느끼는 사람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성공하는게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일본은 정말 매력적인 시장이다. 마켓 규모도 크고 한국에서 접근성도 좋다. 사업 지속력 역시 강하다. 최근에는 해외 포함 스타트업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한국에서 성공한 솔루션이 일본에서 그대로 성공할리 없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마켓이고 마켓도 훨씬 크다. 지역, 연령별로도 다르고 마케팅 툴 또한 세분화되어 있다. 뭘하든 다이렉트로 진행하기가 참 어려운 '대행'이 당연한 사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켓 리서치를 열심히 하고 일본 사람과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썼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우 대표는 올해부터 맨트리에 비즈니스 멘토링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베타버전으로 비지니스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디캠프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 10개사가 넘는 기업들에게 일본 진출을 지원해 왔는데,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귀중한 인사이트가 많다며 만족도가 매우 높다.

우 대표는 "외국에서 일하고 있으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일잘러=한국 사람'이라는 걸 느낀다.
멋진 한국 분들이 멘트리를 통해서 글로벌 야망을 달성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