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부당합병 의혹' 이재용 2심도 무죄..."추측에 의한 처벌 안 돼"[종합]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3 16:40

수정 2025.02.03 16:40

檢 추가 증거·공소장 변경에도 무죄 판결 유지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미흡하나 고의 아냐"
이재용 측 "본연 임무에 전념하길 희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하고 추가 증거를 제출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3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유죄 입증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1360쪽 분량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하고, 1심에서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된 2000여개의 증거를 정리해 다시 제출했다. 또한,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를 일부 인정한 판단을 반영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등 회계부정 혐의를 입증하려 했지만, 결국 무죄 판결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여러 이유를 모아 보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수사의 어려움과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이런 중요한 범죄사실과 사회 파급효과가 큰 공소사실에 대해 추측이나 시나리오, 가정에 의해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삼성 미전실의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도 받은 채 2020년 9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 회장과 미전실이 삼성물산에 불이익을 초래할 것을 알면서도 합병을 추진했으며, 합병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시세 조종, 거짓 공시 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제일모직 주가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의해 상승추세였으나, 삼성물산 주가가 부당하게 왜곡되거나 인위적으로 억눌려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전실의 사전검토는 합병에 관한 구체적·확정적 검토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없음을 알고도 회계 기준에 맞지 않는 처리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가 재량을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2014 회계연도의 콜옵션 공시에 관해서는 그 공시 내용이 다소 미흡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에 대해 피고인들의 과실을 넘어 고의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서버에 대해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 사법의 정의 실현을 위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선고 후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는 피고가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