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모가 대비 반토막… 거품 논란에 새내기주 초토화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4 17:56

수정 2025.02.04 17:56

기업가치보다 높은 공모가 원인
1월 상장 7곳 중 6곳 주가 하락
아스테라시스만 72% 상승
공모가 대비 반토막… 거품 논란에 새내기주 초토화
올해 증시에 데뷔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일부는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추락하며 공모주 잔혹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대비 여전히 높은 공모가와 어려운 시장 환경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업공개(IPO) 제도 개선 방안이 효과를 발휘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주 7곳(스팩·재상장·이전상장 제외) 중 6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전체의 85%가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28.67%에 달한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올해 1호 상장인 '미트박스글로벌'이 공모가 대비 44.42%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1만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미트박스글로벌의 현재 주가는 1만560원이다. '데이원컴퍼니'도 공모가 대비 43.31%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이외에도 이날 상장한 '아이지넷'이 공모가 대비 37.79% 하락했으며, 와이즈넛(-23.24%), 피아이이(-12.70%), 삼양엔씨켐(-10.56%)등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유일한 기업은 '아스테라시스'다. 아스테라시스는 공모가 대비 71.52% 상승한 7890원에 거래되며 나 홀로 불기둥을 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가치 대비 높은 공모가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상장한 대다수의 기업들이 희망 공모 범위 내 혹은 하단을 밑도는 가격에 공모가를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기업가치 보다 공모가가 높다는 평가다. 녹록지 않은 증시 환경도 새내기주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DS투자증권 조대형 연구원은 "IPO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이유는 결국 비싸기 때문"이라며 "최근 상장한 기업들을 보면 일부는 공모가를 하단 이하에 설정하기도 했지만 하단이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데뷔한 새내기주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이 기업이 제시한 밸류에이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더욱 새내기주를 깐깐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IPO 제도 개선'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요예측 참여자격 강화, 초일참여 가점제도, 사전수요예측 도입 등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을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놓은 만큼 공모가도 시장친화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공모주 시장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조대형 연구원은 "제도 개선 시행 이후 상장하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현재보다 합리적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제도 개선으로 인해 기관들이 수요예측을 참여할 요인이 사라지면서 공모주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공모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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