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에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국부펀드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를 통해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부펀드 설립 작업에 들어갈 것이며 틱톡을 인수하려는 기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미국 국부펀드가 틱톡 인수와 공항, 고속도로 같은 인프라 개발뿐만 아니라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도 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인수에 대해 국부펀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에게 90일 안에 국부펀드 설립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베센트 장관은 앞으로 12개월 내 펀드 설립이 목표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조건의 거래가 가능하다면 틱톡을 인수할 수 있으며 새로 생기는 미국 국부펀드가 직접 소유 또는 부유한 사람들과 협력해 소유하는 등 옵션은 많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첫날 틱톡의 인수자를 물색할 시간을 주기 위해 미국 내 사용금지를 4월초로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인수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틱톡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CNN은 국부펀드가 앞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고 틱톡을 나중에 누가 경영할지 불투명한 상태여서 가까운 시일 안에 틱톡을 인수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정부가 인수해도 어떻게 경영할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이 어디서 나올지는 언급하지 않는 등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채 "국부펀드가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미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을 중심으로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언급했으며 러트닉 장관은 기업의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언급했던 수입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에 주목하면서 이것 또한 자금 확보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약 20개 주정부가 석유와 가스, 광물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자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도 국가안보 투자를 위한 국부펀드를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미국은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보다도 규모가 크게 될 것으로 낙관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정부의 규모와 기업들과의 거래를 볼 때 미 국민들에게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보통 국부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같은 자산에 투자되며 재정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에서 운용되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국부펀드총회에 따르면 현재 세계 90여개국에서 규모가 총 8조달러가 넘는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1조7000억달러(약 2489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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