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 역류로 식도점막·후두부 자극, 다양한 증상 초래
흉통, 만성 기침 등으로 심장·호흡기질환과 오인 쉬워
환자 수 지속 증가 300만 명 넘어…생활습관 개선을
[파이낸셜뉴스] 역류성 식도염(위식도 역류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2013년 240만여 명에서 2023년 323만여 명으로 10년 새 35% 늘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가슴 통증 등 증상이 다양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또 재발이 잦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필수다.
흉통, 만성 기침 등으로 심장·호흡기질환과 오인 쉬워
환자 수 지속 증가 300만 명 넘어…생활습관 개선을
■주요 증상
50대 남성 A씨는 얼마 전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진땀을 뺐다. 저녁을 먹은 후 소파에 앉아 쉬던 중 가슴이 아프고 쓰려왔다. ‘혹시 심장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 급히 병원을 찾았다가 검진을 통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판명받았다.
센텀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경한 내시경센터장은 “위 속의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해 가슴에 통증이나 쓰림 등의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위와 식도 사이에는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않도록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있다. 이 기능이 떨어지거나 식도열공(식도가 지나가는 구멍) 등에 문제가 있으면 위액과 다른 내용물이 역류하게 된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통증 및 쓰림(두근거림)이다. 심하면 위액이 인·후두부까지 역류해 만성 기침이나 목의 이물감, 쉰 목소리 등도 발생한다.

센텀종합병원 김경한 내시경센터장과의 문답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본다.
-증상이 다양해 심장질환이나 호흡기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다?
“위산 역류로 생기기 때문에 자극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식도 하부 밑 중간 부위를 자극하면 흉통이 발생해 심장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후두부가 자극되면 기침이 생겨서 호흡기 질환으로 여길 수도 있다. 따라서 처음 진단을 받는 분이나 치료를 하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는 분은 여러 질환들과 구분할 수 있는 종합병원급에서 검사 및 진료를 다시 받아보시는 것이 좋다.”
-완치 개념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
“역류성 식도염 약을 먹고 있는 동안에는 불편한 증상이 없는데, 약을 끊고 나면 재발해 수년간 반복된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질환은 완치보다 만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증상이 완전히 관해된(완화되거나 사라진) 역류성 식도염 환자를 6개월간 추적 관찰했는데, 증상 재발률이 유형에 따라 75~90% 정도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역류성 식도염은 유지요법을 고려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그렇다면 식도염약을 오래 먹어도 괜찮나?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에 대한 합병증 우려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약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로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 재발 억제를 위해 최소 용량으로 감량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기간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 위험 때문이다. 최근에는 역류성 식도염 약제 유지에 대한 부작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어서 최소한으로 용량을 잘 사용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치료와 관리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도 점막이 손상돼 식도궤양, 식도협착 등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는 식도암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 만성 후두염과 천식 악화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염의 정도 및 범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그와 동반된 합병증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김 내시경센터장은 “역류성 식도염은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역류성 식도염은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며 “불규칙한 식습관을 비롯해 과식, 야식, 식사 후 바로 누워 있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과다 섭취, 흡연, 과음 등은 모두 이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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