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출범 즉시 ‘거래적 접근’ 본격화하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美 최대압박으로 취임 전 이-하 휴전협정 주도...러-우 압박 돌입
-서막 오른 관세 압박은 빙산의 일각 불과.. 전 세계에 압박 가능성
-한국, 패배적 사고...거래에 응하는 수동적 방식으론 국익달성 제한
-'한미동맹' 세계 최빈국서 美 상대로 선제적 거래 제안 성공한 사례
-자유통일 아닌 휴전 원치 않았지만 제2의 6·25전쟁 막고자 양자동맹
-이견 해소를 위해 이승만 대통령은 거래를 미국에 선제적으로 제안
-1953년 7월 정전협정과 그해 8월 상호방위조약 가조인이 대표 사례
-70년 넘는 철통동맹 진화, 국제정치사에서도 가장 성공한 동맹 평가
-6·25 때 보다 큰 자산 갖춘 한국, 소프트자산...치밀한 전략 설계 필요
-상대방과 합 맞추려는 다양한 소통, 선제적 거래 제안 발상 전환 필요
-거래전략 치밀하게 설계... 제안 목록 구체적으로 세트화해 주도 기대
[파이낸셜뉴스]
-출범 즉시 ‘거래적 접근’ 본격화하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美 최대압박으로 취임 전 이-하 휴전협정 주도...러-우 압박 돌입
-서막 오른 관세 압박은 빙산의 일각 불과.. 전 세계에 압박 가능성
-한국, 패배적 사고...거래에 응하는 수동적 방식으론 국익달성 제한
-'한미동맹' 세계 최빈국서 美 상대로 선제적 거래 제안 성공한 사례
-자유통일 아닌 휴전 원치 않았지만 제2의 6·25전쟁 막고자 양자동맹
-이견 해소를 위해 이승만 대통령은 거래를 미국에 선제적으로 제안
-1953년 7월 정전협정과 그해 8월 상호방위조약 가조인이 대표 사례
-70년 넘는 철통동맹 진화, 국제정치사에서도 가장 성공한 동맹 평가
-6·25 때 보다 큰 자산 갖춘 한국, 소프트자산...치밀한 전략 설계 필요
-상대방과 합 맞추려는 다양한 소통, 선제적 거래 제안 발상 전환 필요
-거래전략 치밀하게 설계... 제안 목록 구체적으로 세트화해 주도 기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하자마자 미국의 ‘거래적 접근’이 본격화되었다. 트럼프식 거래는 레버리지를 높여 협상판을 주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대압박에서 판을 시작한다. 사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미 이러한 압박을 가했는데 그 결과 취임식 이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협정에 서명했다. 불완전한 정전이지만 그래도 최대압박이 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트럼프는 최대압박을 유라시아 전장으로 돌린 상태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트럼프에게 동맹국과 적성국의 구분 따위란 없다. 단지 최대이익을 낼 수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트럼프식 최대압박 거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사실 ‘공격’이 최고의 ‘방어’다. 단지 거래에 응하는 수동적 방식으로는 국익달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최대압박을 가하는 것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한국도 레버리지를 높여 협상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이 패권적 지위와 자산을 모두 총동원하여 최대압박을 가할 것이기에 한국은 이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패배적 사고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이 단지 거래에 응하는 것을 넘어 선제적으로 먼저 거래를 제시하는 것은 어떨까? 한국은 약소국 시절에도 이미 미국을 상대로 거래를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성공시킨 전례가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은 G7 국가에도 밀리지 않는 선진강국이다. 선제적 거래 제안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럼 그 성공사례는 무엇일까? 바로 한미동맹이다. 사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치열한 거래의 산물이다. 주목할 점은 이 거래를 미국이 아닌 한국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6·25전쟁이 1년을 넘은 시점에서 소모전이 지속되자 미국은 휴전으로 한반도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따라 북진을 원했던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을 해임시킨 후 리지웨인 신임사령관을 통해 휴전회담을 진행시키도록 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협정을 원치 않았다. 전쟁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자유통일을 하지 못하면 또 다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국의 이견 해소를 위해 이승만 대통령은 거래를 미국에 선제적으로 제안하게 된다. 그 제안은 바로 미국의 휴전협정 의사를 수용하는 대신 한국과 미국이 양자동맹을 맺는 거래였다. 자유통일은 못하더라도 제2의 6·25전쟁만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미군사동맹을 통해서 미군이 한국이 주둔하면 북한의 재침략을 막을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한국의 선제적 거래 제안은 제대로 통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게 되었고, 10여 일 후인 같은 해 8월 8일에는 한미 외교당국자 간 한미상호방위조약도 가조인하게 된다.
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한 약소국 한국의 선제적 거래 제안은 70년을 넘는 철통동맹으로 진화되었고, 국제정치사 차원에서도 가장 성공한 동맹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선제적 거래 제안 당시 한국은 대미 레버리지는 커녕 극빈국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있었다. 하지만 거래는 물질적 자산만으로 승기를 잡을 수는 없다. 정세와 환경을 잘 이용하는 ‘지략’이 레버리지 차원에서는 자산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런데 2025년 현재 한국에게는 대미 레버리지로 가동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자산도 있다. 조선, 반도체, 원전 등 선진강국으로서 하드자산이 구축되어있다. 6·25전쟁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자산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제 선제적 거래 제안을 위해 남은 것은 소프트자산, 즉 치밀한 전략이다.
변화하는 국제안보질서, 선진강국으로서 지니고 있는 하드자산을 적의 활용한 치밀한 전략 설계로 미국에 선제적으로 거래를 제안하는 발상의 전환은 어떨까? 다만 선제적 거래 제안이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들고나올 패를 읽어내어 그 합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제안은 한미FTA 재협상 제시의 선제적 패로 합을 맞출 수 있을 것이고, NCG 재검토 제안은 방위비분담금 재협상의 패로 합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선제적 제안이 그 진가를 발휘하려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상대방이 제시할 의도가 없는데 무턱대고 제시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타이밍을 잘 읽어내려면 트랙 I과 II를 총가동하여 다양한 소통에 나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거래전략을 치밀하게 설계하고 제안 목록을 구체적으로 세트화하여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익과 안보를 챙겨내는 역동성을 기대해 본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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