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정치인 체포' 신빙성 논란, 尹측 "사실왜곡과 오염된 진술 밝혀져"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13:32

수정 2025.02.05 13:33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증언에
尹측 "홍장원 증언, 변경되고 변경돼"
"홍장원, 재판관 재차 질문에 오류 시인"
이진우 "대통령에게서 체포 지시 받은 적 없어"
'의원 끌어내라' 주장 곽종원, 野 회유설도 등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정치인 체포' '의원 끌어내기' 등에 대한 관계자들의 증언을 놓고 '사실 왜곡'과 '오염된 진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계엄 직후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주장을 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경우,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증인신문 과정에서 체포 명단을 적었다는 메모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갈겨쓴 거라 합리적이지 않게 적은 것은 인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같은 날 헌재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누군가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증인들간 증언이 엇갈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사실을 놓고 핵심 증인들간 증언에 큰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증언했던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과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모 출신이었다는 점을 비롯해 공익신고자로 회유를 받은 정황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계엄 해제 직후 터져나온 증언들을 놓고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尹측 "홍장원, 오류 시인..사실 왜곡과 오염된 진술 밝혀져"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5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사실에 대한 핵심 증인들의 증언이 크게 엇갈렸다"면서 "엄밀하게 표현하자면, 민주당 정치인들의 증인들에 대한 회유와 이에 부화뇌동한 수사기관들의 유도신문, 그리고 이에 편승한 일부 언론들의 왜곡 보도가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무엇보다, 홍장원 전 1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주목했다.

계엄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던 홍 전 차장에 대해 변호인단은 "대통령에게 한동훈 대표의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홍 전 차장의)진술은 대통령한테 지시받은 것은 아니고 방첩사령관이 자신에게 명단을 줬다는 것 변경됐다"면서 "이후 국정원 정무회의 때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 했다는 것은 너무 민감한 사항이라 회의 끝나고 보고했다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장이 보고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자 자신이 보고를 안했을 수도 있고 국정원장이 기억을 못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계속 변경됐다"면서 "방첩사령관이 체포 지시를 이야기 한 사실도 없고, 방첩사에 구금 시설도 없다고 한 점 역시 홍장원의 증언과 배치됐다"고 했다.

전날 헌재 증인심문 당시 "여 전 사령관이 검거를 요청했나"라는 재판관 질문에 홍 전 차장은 "위치를 추적하는 것 자체가 체포 대상자 검거 지원 요청이라고 이해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재판관이 "정말 여 전 사령관이 검거를 요청한게 맞나"라면서 거듭 질문하자, 홍 전 차장은 "여러가지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얘기들을 기승전결에 맞춰서 할 수 있을까"라고 답했고, 결국 "메모는 왜 했나"라는 질문에 홍 전 차장은 "정확하게 게재 못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홍장원은 체포 명단을 적은 메모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증언을 하더니 결국 재판관으로부터 재차 질문을 받고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기까지 했다"면서 "반대신문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다면 홍장원의 사실 왜곡과 오염된 진술들은 여전히 사실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왼쪽부터)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각각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왼쪽부터)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각각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사진=뉴스1

■與 "곽종근 회유당했다" 곽 "제 의지대로 말해"

전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에선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야당에게 회유당했었다는 주장과 민주당 의원과의 특수관계설이 제기됐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6일 곽 전 사령관이 장성 출신인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에서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언급한 것에 대해 "김병주 의원이 군사령관일 때 곽종근 전 사령관은 중요 참모였다"며 "그 관계를 군인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의원은 같은 달 10일 곽 전 사령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뒤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임 의원은 "(그 자리에서)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에) 회유당했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공익신고자로 추천해주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나 없었나"라고 따졌고, 곽 전 사령관은 "누구의 사주나 요구로 답변한 사항은 없고 제 의지대로 말씀드렸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도 "군에 대한 모독"이라며 임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