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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타서라도 미국행"..K뮤지컬 '명성황후' 200만 돌파 새역사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5 15:27

수정 2025.02.05 16:15

1995년 초연 이후 30년만의 기록, 창작뮤지컬 최초
윤호진 "뗏목타서라도 미국가자"..브로드웨이 최초 진출 역사도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리셉션 왼쪽부터 김희갑, 양인자, 이문열_제공 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리셉션 왼쪽부터 김희갑, 양인자, 이문열_제공 에이콤

[파이낸셜뉴스] 뮤지컬 '명성황후'가 대형 창작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국내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5일 에이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219만7444명을 동원하며 한국 공연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앞서 '캣츠' '맘마미아'와 같은 라이선스 뮤지컬은 200만 관객을 넘긴 바 있다.

지난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재현에 그치지 않고,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상징적인 무대 디자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경사진 원형 회전 무대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또 '명성황후'는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로 1997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 세계 무대에서도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미국 LA, 영국 런던, 캐나다 토론토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연을 성황리에 이어가며 해외 누적 관객 18만여명을 기록했다.

에이콤 프로듀서 윤홍선은 “'명성황후'가 처음 뿌리를 내리고 꽃피워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관객의 뜨거운 사랑 덕분이었다”며, “30년을 거치며 계속해서 발전을 멈추지 않았던 작품인 만큼, 100년 동안 공연되는 오페라처럼 오래도록 살아 숨 쉴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문열 작가, 김희갑 작곡가-양인자 작사가 참석

지난 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30년의 역사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한데 모여 그간의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는 '명성황후'의 원작인 희곡 ‘여우사냥’의 이문열 작가와 작품의 넘버를 만든 김희갑 작곡가, 양인자 작사가도 참석, 소회를 밝혔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리셉션 왼쪽부터 양영일, 이수문, 이태원, 이상렬, 윤호진, 이우종, 이문열, 박상현, 김규섭_제공 에이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리셉션 왼쪽부터 양영일, 이수문, 이태원, 이상렬, 윤호진, 이우종, 이문열, 박상현, 김규섭_제공 에이콤

또 역대 ‘명성황후’ 역을 가장 오래 맡았던 배우 이태원도 참석해 30주년을 맞은 소감과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라고 밝혔다.

여기에 오랜 우정을 함께한 손진책 연출, 박정자 배우, PMC 프로덕션 송승환 예술감독 등 공연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먼저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윤호진 연출께서 1997년 미국에 뗏목을 타고서라도 가겠다고 하셨다"며 "그 기개가 이어져 오늘날 우리 뮤지컬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돌이켰다.

PMC 프로덕션 송승환 예술감독은 과거 뮤지컬을 공부하기 위해 윤 연출과 미국 뉴욕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며 "윤 예술감독의 독창성과 열정이 없었다면 '명성황후'가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작품으로 자리 잡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명성황후'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며,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이어가는 중요한 작품으로 남기를" 바랐다.

'명성황후' 30주년을 맞아 기념도서도 발간됐다.

윤 예술감독은 “도서는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며 “앞으로도 이 작품이 더 많은 세대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공연에는 명성황후 역에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 고종 역에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 홍계훈 역에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 대원군 역에 서영주, 이정열, 미우라역에 김도형, 문종원이 출연한다.
작품은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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