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은 최근 입점 브랜드사에 패딩상품(다운류) 전 품목에 대한 혼용률 시험 통과서 제출을 요청했다.
롯데아울렛은 입점사에 발송한 요청 공문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된 패딩 혼용률 허위 표시와 관련해 소비자 불신이 우려돼 고객에게 정확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기본거래계약서 조항에 의거해 계약 해지 사유도 해당할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패딩 충전재 혼용률 허위 기재 논란은 무신사에 입점한 일부 브랜드에서 시작됐다. 무신사 입점사인 인템포무드와 라퍼지스토어, 페플 등은 표기한 패딩 충전재 혼용률이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었다. 라퍼지스토어의 경우 오리솜털을 80% 사용했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사용률이 5% 미만에 불과했다. 적발된 라퍼지스토어는 오는 4월 1일 무신사와 29CM에서 퇴점하고, 인템포무드와 페플은 환불절차를 진행 중이다.
패션 브랜드 후아유의 한 구스다운(거위 솜털) 점퍼 제품도 같은 이유로 도마에 올라 판매 중단과 함께 유통 중인 제품도 전량 회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후속조치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무신사는 후속조치로 패션 브랜드사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하는 한편, 입점 상품 약 8000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까지 시험 성적서를 제출받고, 시험 성적서를 제출한 제품 중 1000여개는 임의로 선정해 혼용률 조사도 직접 의뢰할 방침이다. 현재 제출받은 시험 성적서 대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무신사는 이 과정에서 추가로 8개 브랜드의 상품정보 허위 기재사실을 적발하고 일정 기간 상품 판매 중지 처분과 함께 환불절차에 들어갔다.
무신사가 고강도 대응에 나서자 패션플랫폼사들도 일제히 입점 브랜드에 대한 관리강화에 나섰다. 신세계그룹 패션 계열 플랫폼 W컨셉은 무작위 제품 검사를 진행해 혼용률 표기 오류가 확인된 경우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반품·환불 처리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품질 등을 이유로 고객 신고가 접수된 경우 환불·보상 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롯데백화점·아울렛이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충전재 혼용률 이슈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신뢰도가 기업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통업체 특성상 잡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패션 브랜드가 동시에 여러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만큼 이번 이슈가 업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혼용율 허위 기재 행위를 완전히 근절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유통 플랫폼들도 전수 조사나 판매 기준 강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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