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개월 연속 순매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관세전쟁으로 매도세 세질듯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장
관세전쟁으로 매도세 세질듯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 외국인 보유율은 32.13%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 심리가 회복되며 지난달 초 32.53%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급속도로 빠지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12일(32.10%) 이후 15개월여 만의 최저 기록이다.
외국인 보유율은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보유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꼽힌다.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 보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외국인이 대형 반도체주를 대규모 팔아 치운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주요국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국내 정치 리스크 부각 등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면서다. 지난해 7월 36%대까지 올랐던 비율이 12월 32%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다가 올해 초 국내 증시 저평가 인식이 확대되며 돌아오는 듯했던 외국인이 다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해 월별로 △8월 -2조9692억원 △9월 -7조9213억원 △10월 -3조7001억원 △11월 -4조3039억원 △12월 -3조438억원 등의 순매도를 보였다. 이어 올해 1월에도 -9352억원어치 내다 팔며 6개월 연속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7248억원어치 팔아 치우는 중이다. 지난 4~5일 순매수 전환했지만 월 기준으로는 여전히 매도 우위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7개월째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 조정을 겪던 지난 2007~2008년 7개월 이상 순매도했던 바 있다. 당시 총매도 규모는 45조원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 썰물이 확대될 위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3대 수입국인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향후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다음 타깃은 아시아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재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5년 트럼프발 무역 전쟁은 원화에게도 약세 요인"이라며 "원화가 약세를 보일수록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낸다. 당분간 지수 관점에서 국내 증시 약세가 전망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를 보일 때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종목은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이 최근 6개월 및 1개월 모두 순매수를 보인 업종은 소프트웨어, 조선, 운송, 보험, 유틸리티"라고 조언했다.
반면 외국인 보유율이 이미 크게 낮아진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상 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트럼프 관세, 딥시크 사태 등 최근 순매도 유인도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효과와 불안한 인식 등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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